"관세 중단 없다" 트럼프가 죽인 반등…엔비디아의 마진 문제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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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는 26일(미 동부시간) 4일간의 하락을 떨쳐내기 위해 고군분투했습니다. 호재가 있었죠. 밤사이 워싱턴DC에서의 트럼프 감세안이 하원을 통과했습니다. 상원 통과가 남아있지만, 월가는 환영했습니다. 장 마감 뒤 실적 발표를 앞둔 엔비디아 주가도 반등하면서 증시는 기분 좋게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반등세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차별 관세 부과 발언으로 흔들렸습니다. 엔비디아가 내놓은 실적은 기대보다 좋았습니다. 하지만 마진이 축소되는 등 전체 시장의 반등 랠리를 촉발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전날 장 마감 뒤 실적을 공개한 워크데이(WDAY), 인튜이트(INTU) 등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월가 추정치를 뛰어넘는 매출과 이익을 발표해 엔비디아의 상승을 도왔습니다. 펀드스트랫에 따르면 어제까지 4분기 어닝시즌에서 S&P500 기업의 78%가 예상을 넘는 EPS를 공개했는데요. 기술기업의 경우 그 비율이 83%로 더 높습니다. 엔비디아 협력사인 슈퍼마이크로(SMCI)가 전날 밤 2024년 재무제표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해 나스닥 상장 폐지를 피하면서 급등(+12.23%)한 것도 긍정적이었습니다. 물론 법무부 조사 등 회계 문제가 종결된 것은 전혀 아니지만요.
상원은 그동안 (트럼프가 언급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 하원을 통과할 확률이 적다는 예상 하에 몇 개 법안으로 나눠 통과시키는 방안을 추진해왔는데요. 이제 단일안에 대해 논의할 것입니다. 에버코어ISI는 "모든 어려운 정책 과제에 대해 한꺼번에 합의해야 하므로 몇 달이 걸리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시장 분위기가 냉각된 건 오후 12시 30분께 전해진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기 첫 각료회의 발언이 보도된 때였습니다.
▶EU에 대한 관세를 곧 발표하겠다. 관세율은 25%로 결정될 것이며, 자동차와 다른 모든 것에 부과될 것이다. EU가 보복을 시도할 수 있다. 솔직히 EU는 미국을 속여먹으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우크라이나에 안전보장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다. 유럽에 그것을 하게 할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잊어버려라. 아마 그것이 모든 일이 시작된 이유라고 생각한다.
▶(중국이 무력으로 대만을 점령하지 못하게 할 것이냐에 대해) 절대로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 나를 그런 입장(대만 방어)에 두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어젯밤 감세결의안 통과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의 인센티브로 작용했을까요? 사실 결의안은 저소득층 대상 건강보험인 메디케이드 등에서 1조5000억 달러 이상을 깎지 못하거나 대체 세수를 마련하지 못하면 감세 규모가 4조 달러까지 줄어들도록 설계됐습니다.
트럼프 발언이 전해지자 주가는 힘을 잃었고, 오후 1시 50분께 3대 지수는 모두 마이너스로 전환했습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는 국채 금리가 아침에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하원의 감세 결의안 통과로 인해 성장 전망이 개선되고, 국채 발행량은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으니까요. 하지만 1월 기존주택판매 데이터가 한 달 전보다 10.5% 감소. 1년 전보다는 1.1% 줄어든 것으로 나오면서 보합 선으로 돌아갔고요.
생성형 AI를 탑재한 음성비서 알렉사+를 발표한 아마존은 0.73% 올랐는데요. 클라우드 서비스 부문에서 인력 감원에 나선다는 소식에 알파벳 1.50% 하락했습니다.
▶매출: 99.9억 달러 (예상 100.4억 달러)
-구독 등 매출: 94.5억 달러 (예상 95.2억 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 2.78달러 (예상 2.61달러)
▶영업이익: 30.8억 달러 (예상 32.9억 달러)
▶매출: 393억 달러 (예상 382.5억 달러) +78%
-데이터센터 매출: 356억 달러 (예상 340.9억 달러) +93%
▶조정 EPS : 0.89달러 (예상 0.84달러)
▶총마진(조정): 73.5% (예상 73.5%)
▶1분기 매출 전망 : 430억 달러 ± 2% (예상 423억 달러)
▶1분기 총마진(조정): 70.6%~71% (예상 72.1%)
젠슨 황 CEO가 콘퍼런스 콜에서 한 발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블랙웰에 대한 수요는 엄청나다. 추론 모델은 100배 더 많은 컴퓨팅을 소비할 수 있으며, 딥시크는 열광을 불러일으켰다.
▶(브로드컴, 마벨 등이 설계하는) 맞춤형 AI 칩이 설계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쓰이는 것은 아니다. 우리 칩의 1와트당 성능이 2배, 4배, 심지어 8배 더 좋다.
▶블랙웰의 공급망에 발생한 일시적 문제는 완전히 해결되었다. (업그레이드한) 블랙웰 울트라는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CFO 크레스) 블랙웰이 완전히 가동되면 마진이 개선될 것이다. 연말까지 70%대 중반을 예측한다. 하지만 지금은 가능한 한 많은 제품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
▶(CFO 크레스) 반도체 관세의 영향은 미지수다.
▶4분기 중국 매출이 전년 동기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수출 통제가 시행되기 전 수준에 비해서는 절반으로 줄었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장외에서 1% 안팎 오르고 있습니다.(미 동부시간 오후 5시54분 기준)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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