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의 토지 3만여㎡가 경매시장에 나온 지 8년 만에 겨우 매각됐다. 한때 골프연습장 건립이 추진된 수도권 금싸라기 땅이지만 법정 공방과 복잡한 권리관계 등으로 매각이 지연됐다는 분석이다.

경매시장 나온지 8년 만에 분당 운중동 땅 주인 찾았다
15일 경·공매 데이터 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운중동 530의 3 일대 3만4505㎡는 지난달 15일 감정가(128억여원)의 141%인 182억원에 매각됐다. 한 차례 유찰돼 최저 입찰가는 90억원대였다.

이 땅은 판교 도심과 가깝고 서판교IC까지 차로 10분 거리에 있을 만큼 서울 접근성도 좋다. 희소성이 높은 수도권 핵심지역 토지라서 2016년 3월 경매시장에 나올 때부터 투자자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막상 경매가 시작되자 땅을 사려는 사람이 없었다. 2016년 3월 첫 감정가는 395억여원이었는데 같은 해 7월까지 세 차례 유찰돼 최저 입찰가가 135억원대로 떨어졌다. 이후 일부 필지가 경매에서 제외되는 등 필지 조정이 이뤄지면서 2019년 8월 입찰이 재개됐다. 같은 해 11월 152억원에 매각됐지만 당시 낙찰자가 토지 면적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다시 경매시장에 남았다.

이 토지는 2009년 성남시가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 승인을 받지 않고 그린벨트 내 골프연습장 건립 인가를 내줘 2011년 공사 중지 명령이 내려졌다. 토목공사 중 중단된 터라 컨테이너와 각종 설비가 현장에 널려있다.

법정 공방 끝에 공원조성사업(골프연습장) 실시계획이 무효로 확정돼 개발이 허가되지 않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목이 농지로 유지되는 만큼 낙찰자는 농지취득자격증명원을 법원에 제출해야 매각 허가를 얻을 수 있어서다. 농지는 농업법인과 개인 외 일반 법인은 소유권 취득이 어렵다. 이번 낙찰자도 농업법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으로도 고밀도 개발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한동안 농사 외에 다른 용도로 개발할 수 없고 농업법인이 자체적으로 운영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