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야당 의원 "100년전 조선인 학살, 지금도 혐오발언 등으로 남아"
시민단체 "다음 세대에 학살 전할 의무"…감독 "한일, 평화롭게 지내길"
韓다큐 '간토대학살' 日국회 상영…"日정부, 사죄할것 사죄해야"
"공문서, 교과서에도 확실히 기술돼 있고 사실관계가 적혀 있습니다.

일본 정부도 (조선인 학살을) 인정하고 사실관계를 정밀히 조사해 사죄해야 할 것은 사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일본 제1야당 입헌민주당 스기오 히데야 참의원(상원) 의원은 13일 도쿄 참의원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 다큐멘터리 '1923 간토대학살' 시사회에서 1923년 간토대지진 직후 자행된 조선인 학살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다큐는 1923년 9월 1일 발생한 간토대지진 직후 많은 조선인이 일본인에 의해 무참히 살해된 사실과 관련된 자료와 목격자 증언을 추적한 작품이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와 스기오 의원을 비롯한 일본 정치인, 시민단체 관계자, 학살 피해자 유족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지난해 일본 야당 의원들과 시민단체, 주요 언론은 간토대지진 100주년을 맞아 일본 정부가 명확하게 인정하지 않고 있는 조선인 학살 관련 사실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간토대지진 100주년이 끝날 때까지 조선인 학살에 관한 사실관계를 입증할 사료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종일관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책임을 회피하고 모호한 태도를 고수했다.

앞서 스기오 의원은 지난해 5월 참의원에서 일본 정부가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에 대한 진상 규명 요구에 답변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올해를 놓치면 영원히 다룰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날 다큐 시사회 개최에 도움을 준 스기오 의원은 작품 상영에 앞서 지난해 일본 정부가 조선인 학살과 관련해 "매우 안타까운 답변을 반복했다"면서 "1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 정권 교체가 이뤄진다면 사실관계와 기록을 조사해 무언가 정부 견해를 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회민주당 후쿠시마 미즈호 대표도 "작년에 (정부에 조선인 학살 관련) 질문을 몇 번이나 했다"며 "(일본이) 보관 중인 공문서에서 정부가 전부 (학살을) 인정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안타깝지만 100년 전의 학살은 지금도 헤이트 스피치(혐오 발언)와 배외주의로 일본에 남아 있다"며 "우리는 이를 극복해야만 한다"고 역설했다.

韓다큐 '간토대학살' 日국회 상영…"日정부, 사죄할것 사죄해야"
시사회에는 지난해 '가나가와현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관계 자료'를 펴낸 야마모토 스미코 씨, 해마다 9월이면 도쿄 아라카와강 인근에서 조선인 추도식을 여는 시민단체 '봉선화'의 니시자키 마사오 이사 등도 참석했다.

니시자키 이사는 "활동에 참가한 지 42년이 지났다"며 1980년대에는 조선인 학살에 관해 이야기해 줄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애석해했다.

그러면서 "겨우 이야기를 들었던 제가 다음 세대에 전할 의무가 생겼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올해도 변함없이 추도식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태영 감독은 일본 의원과 시민단체 관계자 발언 이후 스기오 의원과 출연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뒤 다큐 상영에 대해 "100년 만에 처음 있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이 서로 평화롭게 지낼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韓다큐 '간토대학살' 日국회 상영…"日정부, 사죄할것 사죄해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