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수요 둔화·차질 없는 공급에 유가 3달만에 최저치[오늘의 유가]
러시아 "OPEC 할당량 초과, 생산 줄이겠다"
3거래일 연속 하락하던 유가 잠깐 반등했지만
美 수요 약화, 차질없는 공급에 다시 하락세


국제 원유 수요가 약세를 보이는 반면 공급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어 유가가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만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거래일보다 0.59% 하락한 76.87달러에 거래됐다. 북해산 브렌트유 7월물은 유럽ICE선물거래소에서 0.51% 내린 81.48달러에 거래됐다. 두 유종 모두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WTI 가격은 약 3달만에 최저치다.

WTI는 이날 오전 전거래일보다 0.93% 오른 82.62달러에 거래되며 반등세를 보였다. 러시아가 자난달 기술적인 이유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생산 할당량을 초과했으며, 이러한 편차를 보상하기 위한 계획을 OPEC 사무국에 제출하겠다고 전날 밤 밝히면서다. 러시아가 다시 생산량을 줄이면 유가가 오를 수 있다.
美 수요 둔화·차질 없는 공급에 유가 3달만에 최저치[오늘의 유가]
그러나 휴가 시즌을 맞은 미국에서도 휘발유 가격이 내려가는 등 원유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유가는 다시 하락세를 그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1갤런=3.7854ℓ)당 3.58달러로 전월 대비 0.09달러 내렸다. 인플레이션을 조정할 경우 2000년 이후 메모리얼데이(5월27일) 이전 평균 비용보다 약 5% 낮다.

지역별 연료 가격은 기상 여건, 세금, 정유소 유지 보수 등 요인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지지만 지난 한달 동안은 미국 모든 주에서 하락했다.
2019년 1월 아르헨티나 뉴퀜주 파타고니아의 바카 무에르타 셰일 오일 매장지에서 오일 펌프잭이 가동되고 있다. 로이터
2019년 1월 아르헨티나 뉴퀜주 파타고니아의 바카 무에르타 셰일 오일 매장지에서 오일 펌프잭이 가동되고 있다. 로이터
WSJ은 또다른 유가 하락의 원인으로 전 세계 원유 공급 시설의 차질없는 운영을 짚었다. 미국 석유 시추업체들이 겨울 동안 폭풍으로 잠시 유정을 가동 중단했지만 이를 재개했고, 캐나다 오일샌드에 생산된 원유는 벤쿠버 인근 수출 터미널까지 확장된 새 파이프라인으로 원활히 운송되고 있다. 가이아나 에세키보 해양 유전 생산량도 증가 추세다.

원유 전문가들은 내달 1일 열리는 OPEC+ 회의에서 유가 인상을 위한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상승 모멘텀이 되살아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22일 리포트를 통해 "5월 말까지 트레이더들의 분위기가 회복될지 의문"이라며 "(기존) OPEC+합의를 초과하는 자발적 감산에 착수한다고 회원국들이 발표하기 전까지는 가격과 변동성이 크게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