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백브리핑 시작합니다. 증권부 김대연 기자 나왔습니다.

국내 1위 엔터테인먼트죠. 하이브와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하이브가 민희진 어도어 대표를 해임하려고 하는데, 민 대표가 버티기에 나섰습니다. 김 기자, 어도어가 오늘(10일) 이사회를 열었죠?

<기자>

네, 오늘 오전 9시에 이사회를 열었습니다.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하는 안건을 의결하는데요. 민 대표가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하이브보다 먼저 임시주총을 열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임시주총은 오는 31일로 확정됐는데요.



앞서 하이브는 지난달 22일 민 대표와 부대표 2명이 경영권을 탈취하려고 했다며 감사에 들어갔죠. 민 대표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지만, 하이브는 이들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는데요.

하이브는 어도어 경영진을 교체할 계획입니다. 어도어 지분 80%를 보유한 만큼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는데요. 변수가 생겼습니다.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낸 건데요. 자신의 해임안에 찬성하는 의결권 행사를 금지해달라는 내용입니다.

만약 법원이 민 대표의 손을 들어준다면, 하이브의 임시주총 소집은 무용지물이 되는 셈입니다. 물론 기각 결정을 내리면 하이브의 계획대로 민 대표 해임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건데요. 심문기일이 오는 17일인 만큼 법원의 판단을 지켜보셔야겠습니다.

<앵커>

하이브와 민 대표의 경영권 갈등이 불거지면서 하이브 주가도 크게 떨어졌는데요. 시가총액도 1조 원 넘게 줄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하이브가 민 대표의 경영권 탈취 의혹을 처음 제기한 날이 지난달 22일인데요. 그때부터 전날까지 주가가 13% 넘게 하락했습니다. 이 기간 기관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는데요. 외국인도 708억 원 팔아치운 모습입니다. 하이브 시총은 원래 9조 6천억 원이었는데요. 3주 만에 1조 3천억 원이 증발했습니다.

오늘 하이브 주가는 약보합권에서 출발한 상황입니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20만 원 선이 깨졌는데요. 약 한 달 반 만입니다. 사실 하이브 주가는 어도어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던 날(지난달 22일)과 민 대표의 기자회견 다음 날(지난달 26일)을 제외하면 대부분 보합권에서 등락하고 있습니다.

하이브의 집안싸움이 이어지는데도 주가가 크게 반응하지 않는 모습인데요. 증권가 의견을 종합해보면, 어도어가 하이브 실적에 기여하는 비중이 10% 안팎이기 때문에 당장 주가 변동성이 크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민 대표의 횡령·배임 의혹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앵커>

증권가에서는 오히려 지금 하이브를 저가 매수할 적기라고 본다면서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물론 단기적인 조정은 피할 수 없겠지만요. 이번 이슈로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는 의견도 우세하고요. 하이브와 어도어 모두 뉴진스의 활동을 중단시키지 않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BTS의 컴백과 위버스(유료 팬 커뮤니티 플랫폼) 수익, 신인 걸그룹 '캣츠아이'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NH투자증권은 "올해 어도어의 영업이익 기여도는 14%로 예상한다"며 "내년에 BTS의 완전체 활동이 재개되는 만큼 그 기여도는 줄어들 전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냉정하게 보면, 어도어와의 갈등이 해소되지 않아도 하이브의 중장기 성장동력이 훼손될 가능성이 작다는 건데요.



다만, 하이브의 1분기 실적은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매출액(3,609억 원)과 영업이익(+144억 원)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 73% 감소했는데요. 2분기에는 세븐틴과 엔하이픈, TXT 등 주요 아티스트들의 활동이 재개되는 만큼 사상 최대 분기 실적 반등까지 예상됩니다.


김대연기자 bigkite@wowtv.co.kr
하이브와 한판 붙는 민희진…"BTS 컴백 전 매수" [백브리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