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인류 거주시설에 전기 공급…2년 뒤부터 송전망 깔 것"
존 손턴 아스트로보틱 대표(사진)는 스타트업들이 직면하는 ‘죽음의 계곡’을 제대로 겪었다. 미국 카네기멜론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그는 2007년 구글의 달 탐사 기술 경연대회 ‘루나 X프라이즈’를 계기로 동문들과 함께 회사를 창업했다. 아스트로보틱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지정한 상업용 달 탑재체 서비스(CLPS·클립스) 초대 멤버다. NASA가 전폭 지원하는 기업으로 올라서기까지 과정은 험난했다. 한때 회사에 3명밖에 남지 않았을 정도로 큰 위기를 겪었다. 지금은 직원 수가 270명에 달한다. 지난달 말엔 NASA에서 30~40년간 일한 베테랑 과학자 4명을 부사장과 고문 등으로 새로 영입했다.

▷첫 민간 달탐사선 페레그린 미션이 실패했다.

“발사 자체는 완벽했다. 통신도 원활했는데 밸브에 문제가 생겨 탱크가 폭발해 추력을 얻지 못했다. 다행히 제어팀이 태양전지를 긴급 조절해 동력을 다시 얻었다. 10일 그리고 8시간 동안 비행을 마쳤다. 에비오닉스(탑재 컴퓨터) 등은 정상 작동했다. 페레그린은 지구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는 과정에서 마찰로 소멸됐다. 이때는 통신이 두절되기 때문에 세부 데이터가 없다.”

▷미션을 수행하며 얻은 성과는.

“밸브가 제대로 안 닫힌 게 문제인데 리뷰 보드를 구성해 원인을 찾고 있다. 다른 시스템은 모두 잘 작동했다. 큰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하면 되는지 훈련도 충분히 했다. 데이터도 많이 축적했다. 다음번 탐사선인 그리핀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같은 CLPS 멤버인 인튜이티브머신스의 착륙선 오디세우스는 직항 노선으로 갔는데, 이와 다른 우회 노선을 택한 이유는.

“오디세우스와 페레그린은 추진 시스템이 다르다. 오디세우스는 극저온 추진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속도가 빠르다. 페레그린은 검증된 연료인 하이드라진(질소 수소 화합물) 연료를 사용했다. 속도는 느리지만 중간에 많은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바이퍼 미션은 언제 시작했나.

“2020년 NASA로부터 계약을 따냈다. 바이퍼를 실을 탐사선 그리핀의 주 골격을 지난해 완성했다. 그리핀은 페레그린보다 더 크고 납작하게 생겼다. 로버를 내보내기 위해서다. 스페이스X의 팰컨9에 실어 내년 발사할 예정이다.”

▷바이퍼의 다음 목표는.

“달에서 송전 가능성을 확인하는 ‘루나 그리드’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송전선 케이블을 담은 초소형 로버가 착륙선에서 빠져나와 케이블을 달 표면에 설치할 것이다. 달 거주시설 등에 전력을 공급하는 게임체인저 기술이다. 로봇이 달 표면에서 장기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루나 그리드 착륙선은 2026년 발사가 목표다.”

피츠버그=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