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방글라데시 다카 
김삼수 무역관장
KOTRA 방글라데시 다카 김삼수 무역관장
1971년에 독립한 방글라데시는 이후 쿠데타 등 정치 혼란으로 2000년대 초반까지 경제발전이 장기간 지체되어 왔다. 강과 호수가 국토 면적의 10%를 차지하는 탓에 교통 인프라가 열악하여 그간 경제발전에 걸림돌이 되었으나 2010년대 이래 MDB와 한국 및 일본 등과의 개발 협력 프로젝트를 통하여 지속 개선되고 있다.

그간 상대적으로 인프라 제약을 많이 받지 않는 봉제산업이 방글라데시의 기간산업으로 활약했다. 일찍이 1978년에 외국기업으로는 최초로 당시 대우실업이 방글라데시 인력을 국내에서 교육해 현지 봉제공장을 가동한 것이 오늘날 방글라데시 봉제산업의 주춧돌 역할을 했다.

그에 힘입어 최근 10년간 6% 이상의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기록했고, 1인당 GDP도 2013년 974달러에서 2022년도에 2688달러로 3배 가까이 급증하여 중산층이 전체 인구의 25%인 4000만명에 육박한다고 한다.

다만 향후 방글라데시가 직면한 경제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은 편이다. 2026년 UN 최빈국 지위를 상실하게 되면, 그간 누려 왔던 최빈국 수출품 대상 무관세 혜택이 없어져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할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이에 따라 방글라데시 정부는 EU와 2029년까지 무관세 혜택을 연장키로 합의하고, 일본과는 최근 EPA 협상을 착수한 바 있으며, 다른 무역 상대국과도 그에 준하는 자유무역협정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의 방글라데시 경제가 처한 상황은 경공업 위주의 60년대 말 한국 경제 상황과 유사하다. 다만 한국은 1970년대 초부터 정부 주도로 고부가가치 산업인 중화학공업과 전자산업 등을 집중적으로 육성하여 산업 전환에 성공하였고, 이를 발판으로 90년대 반도체 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을 통하여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현재의 천연섬유 봉제산업에서 합성섬유 산업 등으로 수출 품목을 다변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방글라데시로서는 한국이 우선적인 벤치마킹 대상이다.

2041년에 1인당 GDP 1만2500달러의 선진 경제국가로 도약한다는 장기 목표를 가지고 있는 방글라데시로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과의 협력이 유망하다.

우선, 인프라 프로젝트 개발 협력이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어려운 경제 여건하에도 2023~2024 회계연도 개발 협력 예산으로 전년 대비 12% 늘어난 240억 달러를 책정하여 인프라 확충에 적극적이다. 우리 기업은 특히 전력 송배전, 교통, 수자원, 폐수처리 관련 프로젝트 수주가 기대된다.

신재생에너지 등 온실가스 국제감축 분야도 유망하다. 방글라데시는 기후취약국포럼(CVF) 의장국으로서 2013년 일본과 JCM 협약을 통해 관련 4건의 온실가스 국제감축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2030년까지 국가 신재생에너지 발전 목표가 6000MW인데 비해 현재 700MW에 그치고 있어 향후 6년간 5500MW 증설이 필요한 상황이므로 향후 태양광이나 해상풍력 등의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해볼 만하다.

미래 협력 분야로 IT분야를 빼놓을 수 없다. 인도와 같이 영어가 능통한 IT분야 인적자원이 95만명에 이르며, 방글라데시 IT기업협회(BASIS) 회원사가 3000개 사에 이른다. 향후 인공지능 시대에 급증하는 IT개발 수요에 대처하는 방안으로 방글라데시 IT기업과의 협력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