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손해보험 시장에서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반려동물보험(펫보험)을 두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에 펫보험을 가장 먼저 출시한 메리츠화재 뒤를 DB손해보험이 올해 들어 바짝 쫓는 모양새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도 시장 확대에 나섰다.

'멍냥이' MRI도 보장…DB손보, 펫보험 투톱 도약
1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메리츠화재 등 주요 5개 손보사의 올해 1분기 누적 장기 펫보험상품 신계약 건수는 1만7018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펫포험 신계약 건수가 5만8000건이던 것을 고려하면 올해 펫보험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 펫보험 강자인 메리츠화재를 위협하는 곳은 DB손보다. 지금까지 펫보험 시장은 메리츠화재가 주도했다. 메리츠화재는 2018년 10월 국내 최초로 장기 반려견 보험을 출시하고 이듬해 장기 고양이 보험을 내놨다. 지난해 말 누적 펫보험 보유 계약 건수는 10만9088건이었는데, 메리츠화재가 이 중 50% 이상을 차지했다.

DB손보는 올해 들어 이달까지 펫보험을 7613건 판매했다. 시장 점유율로는 30% 이상으로, 업계 1위이자 판매 건수를 공개하지 않은 메리츠화재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DB손보는 지난해 7월 펫블리 반려견 보험을 출시하면서 의료비 연간 최대 보상 한도를 2000만원으로 늘렸다. 일반적으로 80%인 보장 비율도 90%까지 확대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이 다른 사람 소유물에 끼친 손해를 물어주는 대물배상책임도 보장하는 신담보를 출시했다. DB손보 관계자는 “자기공명영상(MRI) 등 고비용 검사의 보장을 확대해 시장을 공략했다”고 말했다.

다음달 펫보험 플랫폼 비교 서비스가 시행될 예정이어서 손보사 간 경쟁에 더욱 불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아지와 고양이 등 국내 반려동물 개체는 799만 마리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추정 개체 수 대비 보험 가입률이 1%대에 불과하다”며 “반려동물을 키우는 1인 가구와 딩크족(맞벌이 무자녀 부부)이 늘어나면서 펫보험 수요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미현/서형교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