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등록 이틀 앞, 출마선언 없는 여당…일각선 '李 불가론·경선 연기론'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선출이 막판까지도 눈치싸움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원내대표를 맡겠다고 나서는 이가 나타나지 않자 당내에선 '친윤(친윤석열) 핵심' 이철규 의원의 단독 출마가 거론된다.

일각에선 이 의원의 등판이 부적절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원내대표 후보 등록일을 이틀 앞둔 29일 현재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리던 3·4선 당선인들은 하나둘씩 출마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4선이 되는 박대출 의원, 3선이 되는 김성원·성일종·송석준·이철규·추경호 의원 등이 자기 의사와 무관하게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돼 왔는데, 특히 유력 후보 중 하나로 여겨진 4선 김도읍 의원이 전날 불출마를 선언했다.

다른 몇몇 잠재적 후보들도 불출마로 기우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김 의원과 함께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이철규 의원은 아직 출마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은 상태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선인 총회에 불참한 채 주위로부터 의견을 수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 의원이 지난주 후반 연락해 와 자신의 원내대표 출마에 대한 생각이 어떤지 물었다"며 "자신이 출마하지 않고 적임자를 찾아 추천하려는 고민도 함께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일부 친윤 그룹에선 '이철규 추대론'도 나온다.

이 의원이 당과 대통령실의 가교 구실을 해온 만큼, 극단적 여소야대 지형에서 당정이 호흡을 맞추는 데 적임이라는 논리다.

이대로 출마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이 의원이 단독 출마를 통해 사실상 추대되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다른 의원은 통화에서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윤 대 비윤(비윤석열)' 구도로 표 대결을 하게 된다면 결과에 따라 당에 감당하기 어려운 후폭풍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與 원내대표 후보군 막판 눈치싸움…이철규 단독출마 가능성도(종합)
그러나 수도권 당선·낙선인들을 중심으로 이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는 데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이들도 나오고 있다.

인천에서 5선이 된 윤상현 의원은 SBS 라디오에 나와 "(이 의원이) 솔직히 총선 패배의 책임이라는 면에서 보면 벌을 받아야 할 분이지, 상 받을 분은 아니다.

지금은 자숙할 때가 맞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도 오신환(서울 광진을) 전 후보가 이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는 데 대해 "민의를 거스르는 행위"라며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서울 종로에서 낙선한 최재형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 의원이 원내대표 출마를 시사하는 발언을 한 기사를 소개하며 "선수교체 없이 옷만 갈아입혀 다시 뛰게 할 수는 없다"고 적었다.

대통령실 참모 출신인 김기흥 전 후보도 KBS 라디오에 나와 이 의원 출마에 대해 "야당이 공격할 수 있는 소재를 제공할 것"이라며 "총선에 나타난 민의에 대해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당선인 총회에선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도 없는데 5월 3일에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게 맞나"라며 원내대표 선거를 연기하자는 의견도 일부 나왔다고 한다.

이에 대해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미 공고가 나갔고, 민주당이 5월3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일정도 감안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