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7일째 하락…UBS "빅테크 중립"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4월 22일 월요일>
미 증시가 22일(미 동부시간) 큰 폭으로 반등했습니다. 별다른 이벤트나 데이터 발표는 없었고, 반등에도 큰 이유는 없었습니다. 단기에 과매도 됐을 정도로 너무 내렸다는 것 밖에요. 사실 S&P500 지수는 지난주까지 6일 연속 하락했는데, 만약 7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면 2020년 2월 이후 처음이고 2000년 이후 6번째 기록이었을 겁니다. 상승세가 다시 살아나느냐 진정한 시험은 내일부터 시작됩니다. 내일 장 마감 뒤 테슬라의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빅테크가 줄줄이 실적을 공개하고요. 목요일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금요일에는 미 중앙은행(Fed)의 물가 벤치마크인 3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발표됩니다.
지난주까지 S&P500 지수는 이제 3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랠리가 본격화된 이후 5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이죠. 그래서 S&P500 지수는 3월 28일 사상 최고치 대비 5.5% 하락했고요. 나스닥 지수는 4월 11일 종가 대비 7.1% 떨어졌습니다.
월가는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로 세 가지 정도를 지적합니다.
올해 초 시장은 Fed가 최대 6차례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오늘 금리 인하 기대치는 42bp로 1회 혹은 2회입니다.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지속하고, 인플레이션이 석 달 연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국채 금리는 큰 폭 상승해 작년 11월 수준까지 올랐습니다. 이에 따라 S&P500 주식을 샀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이익 수익률은 3주 연속으로 10년물 국채 수익률보다 더 낮아졌습니다. '안전자산' 국채를 사는 게 '위험자산' 주식을 사는 것보다 기대 수익률이 높다는 뜻입니다. 2002년 이후 처음입니다. 오펜하이머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끈적끈적하게 버티자 그동안 상승 촉매제가 되어온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자산 가격 재조정을 촉발했다. 불안해진 투자자들이 FOMO(추격 매수)에서 벗어나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매도 사태가 발생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몇 주 동안 이스라엘과 중동 간 갈등을 중심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어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지정학적 긴장, 특히 중동에서의 분쟁은 석유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파급 효과가 더욱 크죠. 실제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격화 소식이 알려지자 서부텍사스 원유(WTI) 원유 가격은 배럴당 87달러로 상승해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안전자산인 달러, 금값을 높이는 요인으로도 작용했습니다.
JP모건의 미슬라브 마테이카 전략가는 "지정학적 위험 증가와 함께 나타나는 달러, 금리, 유가의 추가 상승은 주식의 하방 위험을 증폭시키며 보다 방어적 투자가 적절함을 시사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1분기 어닝시즌은 기대와 비슷한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실적은 그리 나쁘지 않지만, 불안감이 있습니다. 에버코어 ISI의 줄리언 에마뉘엘 전략가는 "광범위한 시장은 이번 실적 시즌에 소화불량 문제를 겪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오전까지 실적을 보고한 S&P500 기업 65개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했더니 실적 발표 직후 거래에서 월가 기대를 상회하는 주식은 0.8% 상승했는데, 이는 지난 5년간의 평균 0.9%보다 약간 낮게 나왔습니다. 반면 실망스러운 매출과 이익을 발표한 곳은 평균 주가가 5.8% 하락했습니다. 이는 지난 5년간 3.1%보다 높습니다. 평소보다 더 큰 타격을 입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ASML과 TSMC가 월가의 높은 기대보다 살짝 못 미치는 1분기 수주 결과나 시장 전망을 내놓은 뒤 반도체주 폭락이 나타났을 수 있습니다.
바이탈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수요일 ASML의 수주가 기대에 못 미치고, 목요일 TSMC도 가이던스가 기대에 살짝 못 미쳤다. 목요일 밤에는 넷플릭스의 실적이 발표되었고, 금요일 아침에는 슈퍼마이크로가 실적 발표일을 공개하면서 그동안 해왔듯이 매출 가이드라인을 높이지 않았다는 논란이 있었다"라고 기술주 주가 하락 원인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런 헤드라인 뉴스들은 본질에서 심각한 것은 아니었다. 기술주는 투자자 포지션과 투자 심리,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기술적 불균형이 많이 있었는데, 실적이 완벽에 가까운 기대에 약간 못 미치면서 엄청난 폭락이 나타난 것으로 본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기술주는 분명히 지난주 금요일 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주목할 만한 점은 동등가중치 S&P500 지수는 실제 상승했다는 것이다. 기술주 이외의 가격 움직임은 꽤 괜찮았다. 기술주가 V자 반등세를 보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기술주 이외의 광범위한 시장에서는 최근 하락장 동안 기술적 불균형이 많이 해소되었고, 이는 시장을 더 안정적인 바닥 위에 놓아주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오늘은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투자 심리를 지원했습니다. WTI는 0.14% 하락한 배럴당 83.02달러, 브렌트유 가격은 0.13% 내린 배럴당 87.18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지정학적 긴장이 낮아진 덕분입니다. 호세인 아미라브돌라얀 이란 외무장관은 NBC 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은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에) 대응할 계획이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중동 긴장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만요. 월가 관계자는 "이스라엘의 벤저민 네타야후 총리나 이란의 알리 헤메네이 최고지도자 모두 전쟁으로부터 정치적 혜택을 얻고 있으므로 긴장이 금세 완화될 것으로 봐선 안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달러도 0.03% 떨어지면서 안정세를 보였고요. 금값은 3% 급락하면서 온스당 2341달러 선까지 후퇴했습니다. 지난 17일 중 13일 동안 상승했지만, 오늘은 2022년 6월 이후 가장 큰 하루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금리도 안정세를 나타냈습니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오후 5시께 0.4bp 내린 4.611%, 2년물은 0.4bp 오른 4.973%에 거래됐습니다. 1분기 GDP 발표와 PCE 물가, 그리고 대규모 국채 경매를 앞두고 정중동의 모습을 보인 것이죠. 게다가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Fed 위원들도 침묵(black out) 기간에 들어갔기 때문에 매파적 발언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시장이 안정을 되찾자 0.5% 안팎의 상승세로 출발했던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시간이 갈수록 상승 폭을 더 벌렸습니다. 나스닥은 한때 1.7%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장 막판 다시 매물이 나왔습니다. 결국, 다우는 0.67%, S&P500 지수는 0.87% 올랐고 나스닥은 1.11% 상승했습니다. 맥쿼리의 티에리 위즈만 글로벌 외환/금리 전략가는 "글로벌 주식시장의 긍정적 분위기 뒤에는 아마도 두 가지 역학이 작용했을 것이다. 금과 유가 하락 및 미 달러의 안정세"라고 말했습니다. 요동치던 이들 자산 가격이나 시장 불안이 완전히 안정을 되찾은 것은 아닙니다. 1분기 GDP 발표와 PCE 물가가 발표를 앞두고 시장이 숨을 죽인 가운데 단기 과매도에 따른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는 게 맞겠죠. 어쨌든 오늘은 시장이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회복세가 이어지느냐 여부는 곧 발표될 경제 데이터, 빅테크 어닝 등에 달렸습니다. 당장 경제 데이터에서 1분기 GDP나 PCE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다면 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추가로 후퇴하면서 또다시 금리가 뛸 수 있습니다. 그러면 주가지수의 추가 후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물론 반대의 경우라면 단기 랠리가 일어날 수 있지요. 에드 야데니 야데니 리서치 설립자는 "S&P500 지수는 지난주 말 최고점에서 5.5% 하락해 5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떨어졌는데 이런 매도세는 이번 주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기술적으로 이전 약세장 최고점인 4800 부근, 그리고 2000일 이동평균선이 머무는 4700에서 지지를 받을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4700이라면 고점에서 10.6% 떨어질 수 있다는 뜻이죠. 야데니는 그러면서 "이번 주 3월 PCE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낮게 나온다면 금요일에 큰 랠리가 있을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PCE 물가에 대한 기대는 큽니다. 월가는 3월 근원 PCE 물가가 한 달 전보다 0.3%(0.26%), 1년 전에 비해선 2.7%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는 전월 대비로는 2월과 같고, 전년 대비로는 2월 2.8%보다 둔화하는 것입니다. 이미 발표된 3월 소비자물가(CPI), 생산자물가(PPI)를 기초로 추정한 것이기 때문에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씨티그룹의 앤드루 홀렌호스트 이코노미스트는 "근원 PCE 물가가 3월, 4월에 각각 전월보다 0.25% 상승한다면 (5월 말 발표될) 4월 근원 PCE 물가의 전년 대비 상승률은 2월 2.8%에서 4월 2.6%로 줄어들 것이다. 이렇게 되면 Fed는 6월이나 7월에 잠재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실제 Fed는 지난 3월 점도표에서 올해 연말 PCE 물가가 2.6%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면서 올해 세 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했었죠. 다만 GDP 추정치는 자꾸 높아지고 있습니다. 월가 컨센서스는 2.5~2.6% 수준까지 올라갔는데요. 골드만삭스는 지난 주말 사이에 1분기 추정치를 3.1%까지 높였습니다. 3월의 높았던 소매판매를 감안해 추가 상향 조정한 것입니다.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GDP나우도 2.9%로 보고 있죠. 이렇게 성장률이 높게 나온다면 금리 인하 가능성은 더 멀어질 수 있습니다. UBS 자산운용의 제이슨 드라호 자산배분 헤드는 "1분기 GDP 성장률에 대한 첫 공식 추정치는 26일 발표된다. 최종 수치가 3%에 달하지는 않더라도 여전히 Fed의 강한 긴축 속에 미국 경제의 강인함을 보여주는 놀라운 증거가 될 이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는 경시될 수 있고, 수치가 너무 높으면 인플레이션 재가속 불안이 가중되어 시장에 좋지 않을 수 있다. 우린 올해 디스인플레이션이 재개되면 이러한 긴장이 완화되고 위험자산이 더 높은 상승세를 재개할 수 있을 것을 본다. 그러나 그런 일이 일어나기까지는 시장 변동성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불안 때문에 국채 금리가 올라갈 수 있습니다. 제프리스는 "강력한 미국 데이터로 인해 국채 매수 포지션을 취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라면서 중립적 견해를 유지했습니다. 게다가 이번 주 기록적인 1830억 달러 규모의 국채 경매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2년물 690억 달러, 5년물 700억 달러, 7년 440억 달러 등 내일부터 사흘간 국채 경매가 이어지는데요. 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연초 6회에서 1회 혹은 2회, 일부에서는 금리 인상까지 논의하는 상황에서 수요가 얼마나 이어질지 관심이 쏠립니다. 월가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5.25~5.5%인 상황에서 올해 Fed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믿는다면 2년물 수익률 5%는 충분히 높은 수준이어서 매수할 만 하다. 그러나 일부에서 Fed가 다시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어 5%에도 쉽사리 손이 나가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PCE 물가만 안정세를 보인다면 국채에는 수요가 몰릴 수 있습니다. 이번 경매가 끝나면 미 재무부는 이달 말 향후 분기(5~7월) 국채 발행 계획(QRA)을 발표합니다. 작년 7월 말 발표에서는 장기물(쿠폰) 발행을 늘렸다가 금리 폭등을 초래했었지요. 웰스파고는 "지난 1년간 엄청난 국채 발행 규모 증대에 모두가 숨막혀 했지만 2024 회계연도 재정 적자(약 1조 5000억 달러)는 2023 회계연도(2조 달러)보다 줄어서 다음 분기 쿠폰 발행이 늘어날 것 같지 않다. 지금의 경매 규모를 변화 없이 유지할 것으로 본다. Fed도 5월 1일 FOMC 회의에서 양적 긴축(QT) 속도 감축에 들어갈 준비가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웰스파고는 Fed가 월별 국채 감축액을 현재 최대 60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로 줄이고, 내년 1월부터는 아예 감축하지 않으리라고 예상했습니다. 웰스파고는 "재무부는 적어도 올해 남은 기간 자금 조달 수요를 맞출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다만 7개월도 남지 않은 미국 대선을 통해 재정 정책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재무부는 미래 적자를 메우기 위해 경매 규모를 다시 한번 늘려야 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테슬라와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메타 등 빅테크 실적 발표도 시장을 움직일 것입니다.
오늘 엔비디아가 4.35% 반등하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1.7% 상승했습니다. 지난주 9.2% 폭락을 부분적으로 만회했습니다. 애플(+0.51%) 마이크로소프트(0.46%) 알파벳(+1.43%) 아마존(+1.49%) 등 대부분 빅테크가 상승했습니다. 알파벳과 메타는 미 하원이 주말 사이 틱톡 금지법안(1년 이내에 매각하거나 아니면 금지)을 찬성 360대 반대 58로 압도적으로 통과시킨 영향이 컸습니다.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이 수혜를 입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테슬라의 주가는 오늘도 4.3% 내렸습니다. 7거래일 연속 내림세입니다. 장중 5% 넘게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지난 주말 사이에 미국과 중국, 유럽에서 또다시 모델 Y 등 주력 차종들의 판매 가격을 인하한 데 따른 것입니다. 여전히 전기차 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가격 인하를 단행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에버코어ISI는 "우리는 자동차 사업 마진을 북미에서는 높은 10%대, 유럽과 중국에서는 10% 이하로 추정하는데 이번 가격 인하로 중국의 마진은 손익분기 수준이나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 있다. 만약 내일 콘퍼런스 콜에서 모델 2 내년 출시 발표가 없고, 연간 인도량이 추정치 170만~180만대보다 현저히 성장하지 못한다면 테슬라의 2025~2026년 주당순이익(EPS)은 2.5달러 아래로 떨어질 것이다. 2026년 추정 EPS 3.5달러에 기반한 우리 목표주가 125달러 밑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월가의 테슬라에 대한 1분기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는 약 48센트로 추정됩니다. 작년 같은 기간의 85센트보다 감소한 수치입니다. 또 2024년 EPS는 2.67달러로 전년(3.12달러)보다 14% 이상 적습니다. 테슬라, 애플을 뺀 매그니피선트 7 주식에 대한 실적 전망은 좋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엔비디아, 아마존, 메타,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 5개 기업의 1분기 이익 증가율은 64.3%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들을 제외한 S&P 495개 기업의 성장률은 -6.0%입니다. 다만 이렇게 높은 성장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올해 4분기에는 이들의 성장률은 19.8%로 둔화하고 대신 나머지 495개 기업의 이익은 17.3% 증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UBS는 매그니피선트 7 가운데 테슬라(이미 중립)를 뺀 빅 6 주식에 대한 투자등급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췄습니다. 조너선 골럽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이들 주식의 상승을 야성적 충동과 AI 영향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급증하는 이익 모멘텀이 그들의 상승세를 부채질한 것으로 분석한다. 그런데 불행히도 그런 모멘텀은 무너지고 있으며 빅 6의 EPS 성장률은 올해 42%에서 내년 16%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조심스러운 상황이죠.
블랙록은 "우리는 2024년을 두 가지 이야기의 해로 예상해왔다. 첫 번째 구간에서는 인플레이션 냉각과 견고한 기업 실적이 이어지면서 낙관적 위험자산 선호를 뒷받침할 것으로 봤다. 그런 뒤 두 번째 구간에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나타나 투자 심리를 혼란스럽게 만들 것으로 예측했다. 우리는 지금 미국 주식에 대해 '비중 확대'를 유지하지만 (중립으로) 바꿀 준비가 되어 있다. 두 번째 구간이 진행 중일 수 있으며 지속해서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가 강화될 수 있다. 이번 주 3월 PCE 물가를 통해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거나 완고해지는 징후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CPI 데이터에 따르면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있어 PCE 인플레이션도 시장 예상만큼 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가 사라지면서 기업들에 대한 실적 기준이 더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 인플레이션이 더 높은 수준으로 이어지고 기업 실적이 부진하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우리는 견해를 바꿀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펀드스트랫의 마크 뉴튼 기술적 분석가는 "앞으로 몇 주 동안 지켜봐야 할 기술적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촉매제는 미국 달러와 국채 수익률이 하락세로 되돌아가느냐 하는 것이다. 4월 말부터 8월 사이에 수익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기 시작하면 주가지수는 긍정적으로 반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클라우디오 이리고옌 이코노미스트는 달러 전망을 어떻게 볼까요?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 내용을 전합니다.
Q : 달러가 왜 이리 강세를 지속합니까?
A: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Fed가 곧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게 시장 가격을 바꾼 게 아닙니다. 미국 경제가 유로존을 포함한 나머지 주요 지역보다 더 나은 상황을 보인다는 게 결정적입니다. 놀라운 성장세 대부분이 계속 미국에서 나옵니다. 또 지정학적 측면에서 충격이 발생할 때마다 안전자산 선호가 일어나 달러에 도움이 됩니다. 중동에서 사고가 계속 발생한다면 이러한 충격은 에너지 가격 급등을 초래할 것이며 이는 유럽과 일본에 더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에너지 자립도가 높은 미국에는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Q: 달러 랠리는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A: 미국의 성장이나 통화 정책이 바뀔 때까지 달러 약세가 나타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달러가 약세를 보일 수 있는 경로는 매우 좁습니다. 일반적으로 추세보다 중국이 미국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때 발생합니다.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좋았지만, 여전히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정학적 위험이 사라져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부터 미국 대선까지는 지정학적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을 것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미 증시가 22일(미 동부시간) 큰 폭으로 반등했습니다. 별다른 이벤트나 데이터 발표는 없었고, 반등에도 큰 이유는 없었습니다. 단기에 과매도 됐을 정도로 너무 내렸다는 것 밖에요. 사실 S&P500 지수는 지난주까지 6일 연속 하락했는데, 만약 7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면 2020년 2월 이후 처음이고 2000년 이후 6번째 기록이었을 겁니다. 상승세가 다시 살아나느냐 진정한 시험은 내일부터 시작됩니다. 내일 장 마감 뒤 테슬라의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빅테크가 줄줄이 실적을 공개하고요. 목요일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금요일에는 미 중앙은행(Fed)의 물가 벤치마크인 3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발표됩니다.
지난주까지 S&P500 지수는 이제 3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랠리가 본격화된 이후 5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이죠. 그래서 S&P500 지수는 3월 28일 사상 최고치 대비 5.5% 하락했고요. 나스닥 지수는 4월 11일 종가 대비 7.1% 떨어졌습니다.
월가는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로 세 가지 정도를 지적합니다.
① Fed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 재조정
올해 초 시장은 Fed가 최대 6차례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오늘 금리 인하 기대치는 42bp로 1회 혹은 2회입니다.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지속하고, 인플레이션이 석 달 연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국채 금리는 큰 폭 상승해 작년 11월 수준까지 올랐습니다. 이에 따라 S&P500 주식을 샀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이익 수익률은 3주 연속으로 10년물 국채 수익률보다 더 낮아졌습니다. '안전자산' 국채를 사는 게 '위험자산' 주식을 사는 것보다 기대 수익률이 높다는 뜻입니다. 2002년 이후 처음입니다. 오펜하이머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끈적끈적하게 버티자 그동안 상승 촉매제가 되어온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자산 가격 재조정을 촉발했다. 불안해진 투자자들이 FOMO(추격 매수)에서 벗어나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매도 사태가 발생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② 높아진 지정학적 긴장
최근 몇 주 동안 이스라엘과 중동 간 갈등을 중심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어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지정학적 긴장, 특히 중동에서의 분쟁은 석유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파급 효과가 더욱 크죠. 실제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격화 소식이 알려지자 서부텍사스 원유(WTI) 원유 가격은 배럴당 87달러로 상승해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안전자산인 달러, 금값을 높이는 요인으로도 작용했습니다.
JP모건의 미슬라브 마테이카 전략가는 "지정학적 위험 증가와 함께 나타나는 달러, 금리, 유가의 추가 상승은 주식의 하방 위험을 증폭시키며 보다 방어적 투자가 적절함을 시사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③ 기대보다 실망스러운 어닝시즌?
1분기 어닝시즌은 기대와 비슷한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실적은 그리 나쁘지 않지만, 불안감이 있습니다. 에버코어 ISI의 줄리언 에마뉘엘 전략가는 "광범위한 시장은 이번 실적 시즌에 소화불량 문제를 겪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오전까지 실적을 보고한 S&P500 기업 65개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했더니 실적 발표 직후 거래에서 월가 기대를 상회하는 주식은 0.8% 상승했는데, 이는 지난 5년간의 평균 0.9%보다 약간 낮게 나왔습니다. 반면 실망스러운 매출과 이익을 발표한 곳은 평균 주가가 5.8% 하락했습니다. 이는 지난 5년간 3.1%보다 높습니다. 평소보다 더 큰 타격을 입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ASML과 TSMC가 월가의 높은 기대보다 살짝 못 미치는 1분기 수주 결과나 시장 전망을 내놓은 뒤 반도체주 폭락이 나타났을 수 있습니다.
바이탈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수요일 ASML의 수주가 기대에 못 미치고, 목요일 TSMC도 가이던스가 기대에 살짝 못 미쳤다. 목요일 밤에는 넷플릭스의 실적이 발표되었고, 금요일 아침에는 슈퍼마이크로가 실적 발표일을 공개하면서 그동안 해왔듯이 매출 가이드라인을 높이지 않았다는 논란이 있었다"라고 기술주 주가 하락 원인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런 헤드라인 뉴스들은 본질에서 심각한 것은 아니었다. 기술주는 투자자 포지션과 투자 심리,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기술적 불균형이 많이 있었는데, 실적이 완벽에 가까운 기대에 약간 못 미치면서 엄청난 폭락이 나타난 것으로 본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기술주는 분명히 지난주 금요일 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주목할 만한 점은 동등가중치 S&P500 지수는 실제 상승했다는 것이다. 기술주 이외의 가격 움직임은 꽤 괜찮았다. 기술주가 V자 반등세를 보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기술주 이외의 광범위한 시장에서는 최근 하락장 동안 기술적 불균형이 많이 해소되었고, 이는 시장을 더 안정적인 바닥 위에 놓아주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오늘은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투자 심리를 지원했습니다. WTI는 0.14% 하락한 배럴당 83.02달러, 브렌트유 가격은 0.13% 내린 배럴당 87.18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지정학적 긴장이 낮아진 덕분입니다. 호세인 아미라브돌라얀 이란 외무장관은 NBC 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은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에) 대응할 계획이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중동 긴장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만요. 월가 관계자는 "이스라엘의 벤저민 네타야후 총리나 이란의 알리 헤메네이 최고지도자 모두 전쟁으로부터 정치적 혜택을 얻고 있으므로 긴장이 금세 완화될 것으로 봐선 안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달러도 0.03% 떨어지면서 안정세를 보였고요. 금값은 3% 급락하면서 온스당 2341달러 선까지 후퇴했습니다. 지난 17일 중 13일 동안 상승했지만, 오늘은 2022년 6월 이후 가장 큰 하루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금리도 안정세를 나타냈습니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오후 5시께 0.4bp 내린 4.611%, 2년물은 0.4bp 오른 4.973%에 거래됐습니다. 1분기 GDP 발표와 PCE 물가, 그리고 대규모 국채 경매를 앞두고 정중동의 모습을 보인 것이죠. 게다가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Fed 위원들도 침묵(black out) 기간에 들어갔기 때문에 매파적 발언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시장이 안정을 되찾자 0.5% 안팎의 상승세로 출발했던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시간이 갈수록 상승 폭을 더 벌렸습니다. 나스닥은 한때 1.7%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장 막판 다시 매물이 나왔습니다. 결국, 다우는 0.67%, S&P500 지수는 0.87% 올랐고 나스닥은 1.11% 상승했습니다. 맥쿼리의 티에리 위즈만 글로벌 외환/금리 전략가는 "글로벌 주식시장의 긍정적 분위기 뒤에는 아마도 두 가지 역학이 작용했을 것이다. 금과 유가 하락 및 미 달러의 안정세"라고 말했습니다. 요동치던 이들 자산 가격이나 시장 불안이 완전히 안정을 되찾은 것은 아닙니다. 1분기 GDP 발표와 PCE 물가가 발표를 앞두고 시장이 숨을 죽인 가운데 단기 과매도에 따른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는 게 맞겠죠. 어쨌든 오늘은 시장이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회복세가 이어지느냐 여부는 곧 발표될 경제 데이터, 빅테크 어닝 등에 달렸습니다. 당장 경제 데이터에서 1분기 GDP나 PCE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다면 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추가로 후퇴하면서 또다시 금리가 뛸 수 있습니다. 그러면 주가지수의 추가 후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물론 반대의 경우라면 단기 랠리가 일어날 수 있지요. 에드 야데니 야데니 리서치 설립자는 "S&P500 지수는 지난주 말 최고점에서 5.5% 하락해 5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떨어졌는데 이런 매도세는 이번 주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기술적으로 이전 약세장 최고점인 4800 부근, 그리고 2000일 이동평균선이 머무는 4700에서 지지를 받을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4700이라면 고점에서 10.6% 떨어질 수 있다는 뜻이죠. 야데니는 그러면서 "이번 주 3월 PCE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낮게 나온다면 금요일에 큰 랠리가 있을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PCE 물가에 대한 기대는 큽니다. 월가는 3월 근원 PCE 물가가 한 달 전보다 0.3%(0.26%), 1년 전에 비해선 2.7%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는 전월 대비로는 2월과 같고, 전년 대비로는 2월 2.8%보다 둔화하는 것입니다. 이미 발표된 3월 소비자물가(CPI), 생산자물가(PPI)를 기초로 추정한 것이기 때문에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씨티그룹의 앤드루 홀렌호스트 이코노미스트는 "근원 PCE 물가가 3월, 4월에 각각 전월보다 0.25% 상승한다면 (5월 말 발표될) 4월 근원 PCE 물가의 전년 대비 상승률은 2월 2.8%에서 4월 2.6%로 줄어들 것이다. 이렇게 되면 Fed는 6월이나 7월에 잠재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실제 Fed는 지난 3월 점도표에서 올해 연말 PCE 물가가 2.6%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면서 올해 세 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했었죠. 다만 GDP 추정치는 자꾸 높아지고 있습니다. 월가 컨센서스는 2.5~2.6% 수준까지 올라갔는데요. 골드만삭스는 지난 주말 사이에 1분기 추정치를 3.1%까지 높였습니다. 3월의 높았던 소매판매를 감안해 추가 상향 조정한 것입니다.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GDP나우도 2.9%로 보고 있죠. 이렇게 성장률이 높게 나온다면 금리 인하 가능성은 더 멀어질 수 있습니다. UBS 자산운용의 제이슨 드라호 자산배분 헤드는 "1분기 GDP 성장률에 대한 첫 공식 추정치는 26일 발표된다. 최종 수치가 3%에 달하지는 않더라도 여전히 Fed의 강한 긴축 속에 미국 경제의 강인함을 보여주는 놀라운 증거가 될 이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는 경시될 수 있고, 수치가 너무 높으면 인플레이션 재가속 불안이 가중되어 시장에 좋지 않을 수 있다. 우린 올해 디스인플레이션이 재개되면 이러한 긴장이 완화되고 위험자산이 더 높은 상승세를 재개할 수 있을 것을 본다. 그러나 그런 일이 일어나기까지는 시장 변동성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불안 때문에 국채 금리가 올라갈 수 있습니다. 제프리스는 "강력한 미국 데이터로 인해 국채 매수 포지션을 취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라면서 중립적 견해를 유지했습니다. 게다가 이번 주 기록적인 1830억 달러 규모의 국채 경매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2년물 690억 달러, 5년물 700억 달러, 7년 440억 달러 등 내일부터 사흘간 국채 경매가 이어지는데요. 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연초 6회에서 1회 혹은 2회, 일부에서는 금리 인상까지 논의하는 상황에서 수요가 얼마나 이어질지 관심이 쏠립니다. 월가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5.25~5.5%인 상황에서 올해 Fed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믿는다면 2년물 수익률 5%는 충분히 높은 수준이어서 매수할 만 하다. 그러나 일부에서 Fed가 다시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어 5%에도 쉽사리 손이 나가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PCE 물가만 안정세를 보인다면 국채에는 수요가 몰릴 수 있습니다. 이번 경매가 끝나면 미 재무부는 이달 말 향후 분기(5~7월) 국채 발행 계획(QRA)을 발표합니다. 작년 7월 말 발표에서는 장기물(쿠폰) 발행을 늘렸다가 금리 폭등을 초래했었지요. 웰스파고는 "지난 1년간 엄청난 국채 발행 규모 증대에 모두가 숨막혀 했지만 2024 회계연도 재정 적자(약 1조 5000억 달러)는 2023 회계연도(2조 달러)보다 줄어서 다음 분기 쿠폰 발행이 늘어날 것 같지 않다. 지금의 경매 규모를 변화 없이 유지할 것으로 본다. Fed도 5월 1일 FOMC 회의에서 양적 긴축(QT) 속도 감축에 들어갈 준비가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웰스파고는 Fed가 월별 국채 감축액을 현재 최대 60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로 줄이고, 내년 1월부터는 아예 감축하지 않으리라고 예상했습니다. 웰스파고는 "재무부는 적어도 올해 남은 기간 자금 조달 수요를 맞출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다만 7개월도 남지 않은 미국 대선을 통해 재정 정책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재무부는 미래 적자를 메우기 위해 경매 규모를 다시 한번 늘려야 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테슬라와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메타 등 빅테크 실적 발표도 시장을 움직일 것입니다.
오늘 엔비디아가 4.35% 반등하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1.7% 상승했습니다. 지난주 9.2% 폭락을 부분적으로 만회했습니다. 애플(+0.51%) 마이크로소프트(0.46%) 알파벳(+1.43%) 아마존(+1.49%) 등 대부분 빅테크가 상승했습니다. 알파벳과 메타는 미 하원이 주말 사이 틱톡 금지법안(1년 이내에 매각하거나 아니면 금지)을 찬성 360대 반대 58로 압도적으로 통과시킨 영향이 컸습니다.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이 수혜를 입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테슬라의 주가는 오늘도 4.3% 내렸습니다. 7거래일 연속 내림세입니다. 장중 5% 넘게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지난 주말 사이에 미국과 중국, 유럽에서 또다시 모델 Y 등 주력 차종들의 판매 가격을 인하한 데 따른 것입니다. 여전히 전기차 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가격 인하를 단행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에버코어ISI는 "우리는 자동차 사업 마진을 북미에서는 높은 10%대, 유럽과 중국에서는 10% 이하로 추정하는데 이번 가격 인하로 중국의 마진은 손익분기 수준이나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 있다. 만약 내일 콘퍼런스 콜에서 모델 2 내년 출시 발표가 없고, 연간 인도량이 추정치 170만~180만대보다 현저히 성장하지 못한다면 테슬라의 2025~2026년 주당순이익(EPS)은 2.5달러 아래로 떨어질 것이다. 2026년 추정 EPS 3.5달러에 기반한 우리 목표주가 125달러 밑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월가의 테슬라에 대한 1분기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는 약 48센트로 추정됩니다. 작년 같은 기간의 85센트보다 감소한 수치입니다. 또 2024년 EPS는 2.67달러로 전년(3.12달러)보다 14% 이상 적습니다. 테슬라, 애플을 뺀 매그니피선트 7 주식에 대한 실적 전망은 좋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엔비디아, 아마존, 메타,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 5개 기업의 1분기 이익 증가율은 64.3%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들을 제외한 S&P 495개 기업의 성장률은 -6.0%입니다. 다만 이렇게 높은 성장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올해 4분기에는 이들의 성장률은 19.8%로 둔화하고 대신 나머지 495개 기업의 이익은 17.3% 증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UBS는 매그니피선트 7 가운데 테슬라(이미 중립)를 뺀 빅 6 주식에 대한 투자등급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췄습니다. 조너선 골럽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이들 주식의 상승을 야성적 충동과 AI 영향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급증하는 이익 모멘텀이 그들의 상승세를 부채질한 것으로 분석한다. 그런데 불행히도 그런 모멘텀은 무너지고 있으며 빅 6의 EPS 성장률은 올해 42%에서 내년 16%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조심스러운 상황이죠.
블랙록은 "우리는 2024년을 두 가지 이야기의 해로 예상해왔다. 첫 번째 구간에서는 인플레이션 냉각과 견고한 기업 실적이 이어지면서 낙관적 위험자산 선호를 뒷받침할 것으로 봤다. 그런 뒤 두 번째 구간에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나타나 투자 심리를 혼란스럽게 만들 것으로 예측했다. 우리는 지금 미국 주식에 대해 '비중 확대'를 유지하지만 (중립으로) 바꿀 준비가 되어 있다. 두 번째 구간이 진행 중일 수 있으며 지속해서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가 강화될 수 있다. 이번 주 3월 PCE 물가를 통해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거나 완고해지는 징후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CPI 데이터에 따르면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있어 PCE 인플레이션도 시장 예상만큼 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가 사라지면서 기업들에 대한 실적 기준이 더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 인플레이션이 더 높은 수준으로 이어지고 기업 실적이 부진하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우리는 견해를 바꿀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펀드스트랫의 마크 뉴튼 기술적 분석가는 "앞으로 몇 주 동안 지켜봐야 할 기술적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촉매제는 미국 달러와 국채 수익률이 하락세로 되돌아가느냐 하는 것이다. 4월 말부터 8월 사이에 수익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기 시작하면 주가지수는 긍정적으로 반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클라우디오 이리고옌 이코노미스트는 달러 전망을 어떻게 볼까요?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 내용을 전합니다.
Q : 달러가 왜 이리 강세를 지속합니까?
A: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Fed가 곧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게 시장 가격을 바꾼 게 아닙니다. 미국 경제가 유로존을 포함한 나머지 주요 지역보다 더 나은 상황을 보인다는 게 결정적입니다. 놀라운 성장세 대부분이 계속 미국에서 나옵니다. 또 지정학적 측면에서 충격이 발생할 때마다 안전자산 선호가 일어나 달러에 도움이 됩니다. 중동에서 사고가 계속 발생한다면 이러한 충격은 에너지 가격 급등을 초래할 것이며 이는 유럽과 일본에 더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에너지 자립도가 높은 미국에는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Q: 달러 랠리는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A: 미국의 성장이나 통화 정책이 바뀔 때까지 달러 약세가 나타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달러가 약세를 보일 수 있는 경로는 매우 좁습니다. 일반적으로 추세보다 중국이 미국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때 발생합니다.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좋았지만, 여전히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정학적 위험이 사라져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부터 미국 대선까지는 지정학적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을 것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