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총선 이후 '힘 빠진' 원전株…'이것' 보며 저가 매수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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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원전 건설 확대 가능성

美 원전 건설 움직임…관련주 수혜 예상
비에이치아이 최우선주로 꼽혀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정부에서 추진하던 원자력발전 관련주가 총선 이후 하락세다. 여당의 총선 패배로 원전 정책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향후 미국 내 친원전 정책 기조가 뚜렷해질 것이라며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으란 전망이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인 원전 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지난 10일 총선 이후 11.8% 급락했다. 이 기간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함께 원전 주요 장비 국산화를 추진하던 일진파워와 전용 공기압축기를 생산하는 한신기계는 각각 12.2%, 13.4% 하락했다. 이외 비에이치아이(7.9%), 우진엔텍(12.7%), 수산인더스트리(7.6%) 주가가 내렸다.

원전주 주가가 급락한 배경엔 이번 총선에서의 범야권 압승이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원전이 아닌 태양광 등을 중심으로 하는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강조하며 재생에너지 정책을 내세웠다.

저조한 주가와 달리 증권가에서는 원전주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최대 관심사는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다. 아직 그 규모와 시점·장소를 예단할 순 없지만, 신규 원전 건설 자체는 유력한 상황이다. 산업부는 지난해 7월 에너지위원회에서 전문가 자문을 수용하는 형태로 신규 원전 건설 필요성 검토에 착수했다.

업계에선 이번 계획에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2기 혹은 4기가 추가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현재 건설 중인 원전을 포함해 국내 원전이 30기에서 32~34기까지 늘어날 수 있단 의미다. 이에 따른 원전주 수혜가 예상된다.

또 미국에선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둘 다 원자력 발전 확대를 주장하는 것도 긍정적이다. 미국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국내 원전주가 수혜를 누릴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 공약 모음집 '아젠다47'에서 원자력규제위원회의 현대화와 기존 발전소의 지속적 가동, 그리고 소형모듈원자로(SMR) 투자를 언급했다. 신재생에너지를 강조하는 바이든 대통령도 원전을 외면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재임 기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액공제 대상에 원전이 포함됐다.

향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원전 건설은 국내 기기 제조사들의 수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원전 건설 단가는 ㎾당 3571달러로 미국(5833달러), 프랑스(7931달러) 등 경쟁국보다 낮다. 가격 측면에서 국내 원전주의 투자 매력은 높다.

시장에선 비에이치아이가 최우선주로 꼽힌다. 이 회사는 최근 미국 원자력 발전기업인 웨스팅하우스가 폴란드 정부로부터 수주한 원전 건설 사업에 원자력기기 공급을 추진하는 등 원전 기기 분야에서 두각을 보인다. 또 국내 신규 원전 건설 계획과 해외 매출 확장 가능성까지 더해지면 비에이치아이의 펀더멘털은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관심 종목으로는 우진엔텍과 수산인더스트리가 있다. 우진엔텍은 원자력 발전 계측제어설비 정비 전문기업이다. 전국 10곳의 원자력과 화력 발전소에서 계측제어설비 정비 사업과 시운전, 발전 플랜트의 설비 진단 등을 제공한다. 수산인더스트리는 최근 한국수력원자력과 월성 1호기의 사용후 핵연료 운반·저장, 취급 설비 정비에 대한 용역 계약을 수주하는 등 사용후 핵연료 처리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박장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원자력발전 신규 건설 움직임은 국내 관련 기기 제조사들에겐 수혜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