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절반 이상, 1분기 적자…"최악땐 올해 2.2조 순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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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부동산PF發 부실 우려에 '즉각 증자' 압박
작년 이어 또 대규모 적자
건전성 지표 BIS 비율 '경고등'
당국 권고치 '11%' 붕괴 눈앞
금감원, 자본확충·채권상각 요구
"대주주 증자 여력 부족할 경우
경영개선 등 조치 가능성도"
작년 이어 또 대규모 적자
건전성 지표 BIS 비율 '경고등'
당국 권고치 '11%' 붕괴 눈앞
금감원, 자본확충·채권상각 요구
"대주주 증자 여력 부족할 경우
경영개선 등 조치 가능성도"

올 들어 더 악화한 건전성
15일 저축은행업계 고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저축은행 대부분이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41곳이 총 60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4분기를 기준으로 하면 61곳이 적자였다. 올 1분기에는 배당수익 등 일회성 이익이 있는 일부 저축은행을 제외하면 절반 이상이 순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저축은행업권의 상황은 3개월 새 크게 나빠졌다. 자산 1조원 이상 저축은행의 BIS 비율 법정 기준은 8%(자산 1조원 미만은 7%)지만 금감원은 내부적으로 BIS 비율 11%를 가이드라인으로 삼고 있다. 총자산 3조원 안팎인 수도권의 A저축은행은 지난해 BIS 비율이 11.2%였다. 지난해 수백억원 규모 적자를 낸 이 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에도 적자가 이어져 ‘BIS 비율 11% 붕괴’를 앞두고 있다. 금융지주 계열 B저축은행은 지난해 BIS 비율이 10.8%에 그쳤는데 올해는 이보다 더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규모 충당금 쌓으라더니…”
저축은행 실적이 올해 들어 최악으로 치달은 것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여파와 이에 따른 금융당국의 충당금 적립 압박 때문이다. 금감원은 사업 중단 상태인 브리지론(본PF 이전 토지 확보 단계)의 경우 대출의 100%를 충당금(손실)으로 쌓도록 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당국의 방침 탓에 건전성이 일부 악화했는데 또 건전성 비율을 맞추라는 것은 무리”라고 토로했다.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PF 대출 예상 손실은 최대 4조8000억원이다. 올해 추가로 쌓아야 할 대손충당금은 최대 3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렇게 되면 올해 저축은행의 전체 적자는 2조20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저축은행 사태가 한창이던 2012년(1조4000억원 적자)보다 큰 적자 규모다.
저축은행 가운데선 대주주가 증자 여력이 부족한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BIS 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주주의 유상증자가 필수적이다. 향후 저축은행 부실이 커지면 금감원은 해당 저축은행에 △경영 개선 권고(BIS 비율 7% 미만) △요구(5% 미만) △명령(2% 미만) 등을 요구할 수 있다. 가장 강도가 센 경영 개선 명령에는 6개월 영업정지 등이 포함된다.
일부 저축은행은 대주주가 지분을 팔고 나가길 바라는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저축은행 인수합병(M&A) 규제 탓에 실제 매각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위원회는 작년 7월 비수도권만 최대 4개 영업구역에서 저축은행 소유를 허용하는 등 일부 규제를 완화했지만 반년이 지나도록 한 건의 매각도 성사되지 않았다. 사모펀드의 인수를 사실상 제한하는 규제 역시 저축은행 M&A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다.
조미현/최한종/서형교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