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에서 흙탕물이..."정수 후 마셔도 배앓이"
청주시 오송읍 오송2산단(바이오폴리스) 일원 수도에서 혼탁수(흙탕물)가 나오고 이를 마신 일부 주민들이 급성장염 등 건강 이상 증세를 호소하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부터 오송2산단 일대 수도에서 뿌연 물이 나온다는 민원이 줄줄이 제기됐다. 로제비앙, 파라곤 등 5개 아파트단지 5천여가구 입주민들이 탁수 문제로 큰 불편을 겪었고, 생수 공급을 받기 위해 밤에 긴 줄을 서기도 했다.



오송 대광로제비앙 아파트단지 주민 A씨는 15일 입주민 단체 대화방에 "초등학교 1학년 아이가 밤새 열이 나고 구토를 해 아침에 병원에 갔더니 장염인듯하다고 했고, 지금 수액을 맞고 있다"는 글을 남겼다.

주민 B씨는 "어제 갑자기 너무 배가 아파서 급하게 화장실을 찾아 설사했다"고 적었다.

22개월 된 아이를 키운다는 엄마 C씨는 연합뉴스에 "수돗물이나 정수기 물로 세척한 젖병에 우유를 담아 아이에게 먹이는데 오늘 젖병을 보니 불그스름한 게 보였다"며 "아이가 토요일 아침부터 구토와 설사를 했고, 오늘 병원에 가니 급성장염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배앓이나 설사했다는 주민은 더 있었고, 한 입주민은 두드러기 증세가 있었다며 사진으로 찍어 올리기도 했다.

30대 초반의 남성 D씨는 "어제 배가 엄청 아프고 구토를 해 병원 가니 세균성 급성장염이라고 하더라. 음식을 잘못 먹은 것은 없고, (정수한 수돗)물을 먹고 씻고 양치한 것밖에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에도 이 지역 수돗물에서 혼탁수가 쏟아진 사고가 발생했다.

시상수도사업본부는 상수관로 매설 당시 유입·부착된 토사 때문으로 추정하고 오는 30일까지 일원의 상수관로 세척 작업을 벌일다고 밝혔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전날 "더워진 날씨에 물 사용량이 많아지면서 유속이 빨라져 상수관로에 부착돼 있던 미세토사가 재부유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시는 사고 수습 후 세부계획을 수립해 관로 세척에 나서는 한편 대물·대인 피해에 대해 신청받아 보상할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