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LG화학
사진=LG화학
최근 개인투자자들(개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LG화학으로 나타났다. LG화학은 이달 들어서만 10% 넘게 하락했지만, 동시에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새롭게 주력사업으로 키우는 양극재 사업은 하반기부터 수익성이 회복될 것이란 전망에 증권가 안팎에서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 LG화학은 39만3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종가(43만9000원) 대비 10.48% 하락했다. 최근 한국 증시의 방향성을 주도하는 외국인이 가장 큰 규모로 팔았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LG화학 주식을 211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물량을 받아낸 건 개인이다. 기관의 매도 물량에 더해 개인의 LG화학 순매수 규모는 2620억원에 달한다. 대신증권이 추산한 평균 매수가는 40만3917원이다. 평균 2.70%의 손실을 기록 중이지만, 반등한다는 기대감에 개인들은 사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LG화학에 대한 증권가 전망은 긍정적이다. 우선 저평가 매력이 있다는 평가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말 예상 재무제표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9배 수준으로 역사적 최저치”라고 평가했다.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LG화학의 12개월 선행 PBR은 0.89배이며, 12개월 후행 PBR도 0.94배다.

주가를 누른 요인인 2차전지 양극재 사업을 하는 첨단소재 부문의 실적도 회복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사업 초창기에는 약점으로 지적된 LG에너지솔루션으로의 매출 편중이 불황기에는 판매량 확보에 유리한 강점으로 작용한다는 이유에서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양극재 분야는 LG에너지솔루션으로의 수직계열화를 강화하면서 30% 수준의 판매물량 증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2분기에는 이런 경향이 더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미국 합작사인 얼티엄셀즈의 두 번째 공장에서 필요로 하는 양극재를 단독으로 공급하고, 1공장으로의 공급 점유율도 확대해가는 중으로 알려졌다.

1분기 실적 전망도 상향조정되고 있다.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 11일 1777억원으로 바닥을 치고 12일 1853억원으로 반등했다. 지난달 말과 비교하면 2348억원으로 21.08% 하향됐지만, 그나마 회복되고 있다.

주가 상승의 모멘텀이 될 만한 이벤트도 남아 있다. LG화학이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의 일부를 현금화하는 것이다. 회사가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지만,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서는 매각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석유화학 사업에서 양극재 사업으로 주력사업을 바꾸는 과정에서 투자 재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은 신성장동력에 대한 집중 투자를 위해 연간 10조~12조원 수준의 자본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분 매각 자체가 LG화학의 기업가치를 높일 것이란 분석도 눈길을 끈다. 노 연구원은 “LG화학의 LG에너지솔루션 지분 매각은 보유 지분 가치에 대한 할인율 축소로 연결될 것”이라고 했다. 지주사 할인을 받는 자산(LG에너지솔루션 지분) 규모가 줄어들고 현금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지분 81.84%를 보유 중으로, 12일 종가 기준 가치는 71조1443억원이다. 하지만 LG화학의 시가총액은 보유 지분 가치의 절반에 한참 못 미치는 27조7428억원이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