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도 안티도 온통 '이준석 얘기'…K정치에 부는 신드롬 [정치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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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팬)와 까(안티팬)를 모두 미치게 한다.”
스포츠 마니아들이 첫손가락에 꼽는 ‘슈퍼스타’의 공통점이다. “나는 내가 ‘스페셜 원’이라고 생각한다”“아르센 벵거(아스날 감독)는 관음증 환자” 같은 논쟁적 발언으로 영국 프리미어리그 첼시 감독 시절 전 세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던 조제 모리뉴 전 AS로마 감독이 이 말에 딱 맞는 사람이다.
지난 10일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마무리되고 3일이 지난 지금, 한국 정치판의 슈퍼스타는 누가 뭐래도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화성을 당선인)다. 자녀 교육과 지역 발전에 관심 많은 ‘철옹성’ 동탄맘들의 마음을 빽빽하게 자필로 쓴 공보물, 100개 단지 현장 방문 등으로 돌려세운 건 벌써 지난 이야기가 돼 버렸다. 이준석 대표는 선거가 끝난 후 단 며칠 만에 한국 정치권의 모든 관심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192석을 휩쓰는 역대급 대승을 끌어낸 범야권의 수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조차 이번 총선의 주인공이 아니다. 이 대표 뒷순위일 뿐이다.
대표적 진보 커뮤니티 ‘클리앙’ 등에서는 “이준석 꼴 보기 싫어 대승이 대승 같지 않다”, “도저히 당선될 수 없는 곳에서 순수 개인기만으로 생환했다. 이놈은 이제 진짜 위험하다” 같은 글들이 넘쳐난다. 좌파 성향의 정치 컨설턴트인 박시영 주식회사 박시영 대표가 지난 10일 개인 유튜브 개표 방송에서 “이준석이 변수인데…이준석이 당선되면 골 때리는 상황이 벌어질 텐데…”라고 혼잣말 한 것은 이 당선인을 지켜보는 범야권과 그 지지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친윤석열’ 성향의 커뮤니티로 이 대표에게 적대적이었던 ‘엠엘비파크’에서 조차 “이젠 이준석이 보수의 미래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부류의 글을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이 대표는 정치하는 내내 능수능란하게 언론을 활용해 왔다. 당선 후에도 천하람 개혁신당 비례대표 당선인과 온갖 방송 프로그램에 모습을 드러내며 이슈몰이 중이다. 이 대표는 자신에게 온통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이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급기야 금기어로 통하는 ‘탄핵’이라는 단어까지 두 번이나(정확히는 한 번) 꺼내 들어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11일 출연한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선 차기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진행자 김태현 변호사에게 “(다음 대선이 3년 남은 게) 확실하냐”고 되물어 김 변호사로부터 “이거 뭐예요. 굉장히 도발적인 얘기인데요”라는 반응을 끌어냈다. 12일엔 TV조선의 유튜브 프로그램 ‘강펀치’에서 전 해병대수사단장으로 항명죄 및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대령에게 무죄 선고가 내려질 경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사유”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총선이 끝나자마자 “이준석은 괜찮은 정치인이다. 당선을 축하한다”고 했다. 총선 전까지만 하더라도 “조국혁신당의 등장으로 빛이 바랜 건 이준석 대표”라며 평가절하했던 그였다. 당내 젊은 소장파로서 이준석 대표와 친밀도가 높은 김재섭 국민의힘 당선인(도봉갑)도 “이 대표 스스로 범야권으로 포지셔닝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중도정당을 표방하지 않고 늘 보수정당임을 자처했다”면서 “보수의 적통을 자임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결국 가는 큰 방향성 자체는 같다”고 강조했다.
거대 야권에선 아직 자신들의 텃밭에서 이 대표에게 당한 뼈아픈 일격에 관해 뚜렷한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선 총선 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재명·조국 대표 간 균열이 이준석 대표와 개혁신당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 자신도 “총선 후 이재명·조국 간 갈등이 본격화할 텐데 두 세력이 옥신각신하는 사이에 나 스스로와 개혁신당은 내실을 쌓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동탄신도시 유세 과정에서 “이준석이 떠들면 기사가 나오고, 기사가 나오면 현실화한다”고 자신했던 이 대표다. 과연 그렇게 될까. 적어도 지금만큼은 ‘까’도 ‘빠’도 그의 행보를 주목할 수밖에 없게 돼 버렸다.
송종현 한경닷컴 뉴스국장 scream@hankyung.com
스포츠 마니아들이 첫손가락에 꼽는 ‘슈퍼스타’의 공통점이다. “나는 내가 ‘스페셜 원’이라고 생각한다”“아르센 벵거(아스날 감독)는 관음증 환자” 같은 논쟁적 발언으로 영국 프리미어리그 첼시 감독 시절 전 세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던 조제 모리뉴 전 AS로마 감독이 이 말에 딱 맞는 사람이다.
지난 10일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마무리되고 3일이 지난 지금, 한국 정치판의 슈퍼스타는 누가 뭐래도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화성을 당선인)다. 자녀 교육과 지역 발전에 관심 많은 ‘철옹성’ 동탄맘들의 마음을 빽빽하게 자필로 쓴 공보물, 100개 단지 현장 방문 등으로 돌려세운 건 벌써 지난 이야기가 돼 버렸다. 이준석 대표는 선거가 끝난 후 단 며칠 만에 한국 정치권의 모든 관심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192석을 휩쓰는 역대급 대승을 끌어낸 범야권의 수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조차 이번 총선의 주인공이 아니다. 이 대표 뒷순위일 뿐이다.
금기어 ‘탄핵’까지 꺼내 들어
이런 실상은 주요 인터넷 정치 커뮤니티에서 일단을 엿볼 수 있다. 2030 남성이 핵심 구성원이어서 원래부터 친(親)이준석 성향이었던 ‘에프엠코리아’가 열광의 도가니인 것은 그럴 만하다.대표적 진보 커뮤니티 ‘클리앙’ 등에서는 “이준석 꼴 보기 싫어 대승이 대승 같지 않다”, “도저히 당선될 수 없는 곳에서 순수 개인기만으로 생환했다. 이놈은 이제 진짜 위험하다” 같은 글들이 넘쳐난다. 좌파 성향의 정치 컨설턴트인 박시영 주식회사 박시영 대표가 지난 10일 개인 유튜브 개표 방송에서 “이준석이 변수인데…이준석이 당선되면 골 때리는 상황이 벌어질 텐데…”라고 혼잣말 한 것은 이 당선인을 지켜보는 범야권과 그 지지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친윤석열’ 성향의 커뮤니티로 이 대표에게 적대적이었던 ‘엠엘비파크’에서 조차 “이젠 이준석이 보수의 미래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부류의 글을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이 대표는 정치하는 내내 능수능란하게 언론을 활용해 왔다. 당선 후에도 천하람 개혁신당 비례대표 당선인과 온갖 방송 프로그램에 모습을 드러내며 이슈몰이 중이다. 이 대표는 자신에게 온통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이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급기야 금기어로 통하는 ‘탄핵’이라는 단어까지 두 번이나(정확히는 한 번) 꺼내 들어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11일 출연한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선 차기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진행자 김태현 변호사에게 “(다음 대선이 3년 남은 게) 확실하냐”고 되물어 김 변호사로부터 “이거 뭐예요. 굉장히 도발적인 얘기인데요”라는 반응을 끌어냈다. 12일엔 TV조선의 유튜브 프로그램 ‘강펀치’에서 전 해병대수사단장으로 항명죄 및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대령에게 무죄 선고가 내려질 경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사유”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의석 3개’ 한계 극복할까
그렇더라도 이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은 의석 3개짜리 ‘미니 정당’일 뿐이다. 192석 거야와 나경원·안철수 등 중진이 살아 돌아온 ‘공룡’ 여당 틈바구니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총선 이후 펼쳐질 거대한 정국 변화의 흐름 속에서 존재감을 강력하게 드러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많다. ‘합리적 보수’를 자처하는 2030세대에 그가 갖는 무시무시한 소구력을 확인한 여당 주요 인사들은 벌써 그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홍준표 대구시장은 총선이 끝나자마자 “이준석은 괜찮은 정치인이다. 당선을 축하한다”고 했다. 총선 전까지만 하더라도 “조국혁신당의 등장으로 빛이 바랜 건 이준석 대표”라며 평가절하했던 그였다. 당내 젊은 소장파로서 이준석 대표와 친밀도가 높은 김재섭 국민의힘 당선인(도봉갑)도 “이 대표 스스로 범야권으로 포지셔닝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중도정당을 표방하지 않고 늘 보수정당임을 자처했다”면서 “보수의 적통을 자임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결국 가는 큰 방향성 자체는 같다”고 강조했다.
거대 야권에선 아직 자신들의 텃밭에서 이 대표에게 당한 뼈아픈 일격에 관해 뚜렷한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선 총선 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재명·조국 대표 간 균열이 이준석 대표와 개혁신당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 자신도 “총선 후 이재명·조국 간 갈등이 본격화할 텐데 두 세력이 옥신각신하는 사이에 나 스스로와 개혁신당은 내실을 쌓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주목되는 개혁신당의 미래
선거가 끝난 뒤 당장 이 대표의 눈은 2년 뒤 지방선거를 향하고 있다. 당내(김용남 정책위의장)에서도 얘기가 나오는 것처럼 이때 서울시장, 경기도지사급의 광역지방자치단체장 후보를 낼 수 있을 정도로 당세를 키우는 건 이 대표에게 부여된 큰 숙제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13일 자신의 SNS에 “선거가 끝난 뒤 우리가 언론에 받는 관심은 우리가 가진 의석수에 비해 월등하게 크다. 그만큼 개혁신당의 미래에 관심이 크다”고 썼다. 그러면서 “2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은 가혹한 시간일 것”이라며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동탄신도시 유세 과정에서 “이준석이 떠들면 기사가 나오고, 기사가 나오면 현실화한다”고 자신했던 이 대표다. 과연 그렇게 될까. 적어도 지금만큼은 ‘까’도 ‘빠’도 그의 행보를 주목할 수밖에 없게 돼 버렸다.
송종현 한경닷컴 뉴스국장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