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정권, '민정이양' 대선 요구에 초강수로 연쇄 대응
서아프리카 말리, 정당활동 이어 정치보도까지 금지
서아프리카 말리의 군사정부가 민간인 정부로 정권을 넘기라는 목소리가 커지자 자국 언론의 정치 보도를 전면 금지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말리 당국은 1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배포한 통지문에서 텔레비전과 라디오, 지면 및 온라인 신문을 포함한 모든 미디어가 정당과 관련 단체들의 활동에 대해 보도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조치는 군정이 국내 모든 정당 활동을 금지한 뒤 나온 추가 명령이다.

앞서 압둘라예 마이가 말리 군정 대변인은 전날 국영방송 성명에서 "공공질서 유지를 위해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전국에서 정당과 정치적 협회의 활동이 중단된다"고 공표한 바 있다.

군정의 이날 조치에 현지 언론단체는 강력히 반발하며 군정의 명령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말리 언론인 연합 단체인 '프레스 하우스'는 언론인들이 "시민의 정보 접근권을 옹호하기 위해 단결하고 단결해야 한다"면서 정치 보도를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리는 2020년 8월 대규모 반정부 시위 과정에 군사정변(쿠데타)이 일어나 이브라힘 부바카르 케이타 당시 대통령이 축출된 이후 군정의 통치를 받고 있다.

쿠데타로 스스로 대통령 자리에 오른 군부 지도자 아시미 고이타 대령은 2022년 2월 대선을 실시해 권력을 민정으로 이양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선거를 한 달 앞두고 이를 무기한 연기했다.

그 뒤 지난해 6월에는 국민투표로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강화한 개헌을 단행하면서 대선을 치르겠다고 재차 약속했지만, 군정은 그 일정을 계속 미뤄왔다.

이에 말리의 정당들과 시민단체가 지난 1일 조속한 대선 일정을 촉구하자 군정은 잇단 강력 조치로 진압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