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남미 GDP 증가 1.6%로 둔화"…아르헨은 '뒷걸음질'
세계은행 "공정경쟁 부재와 폭력, 중남미 경제성장 막는 장애물"
세계은행(WB)은 10일(현지시간) 카리브해 섬나라를 포함한 중남미 국가들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세계은행은 이날 발표한 라틴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국가 경제 보고서에서 2024년 국내총생산(GDP) 기준 성장률 전망을 1.6%로 예상했다.

지난해 9월 예상했던 2.3%보다 0.7%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세계은행은 "중남미 지역의 지속적인 저성장은 단순한 통계 숫자가 아니라 개발의 장애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이는 열악한 공공서비스, 일자리 감소, 저임금, 빈곤, 불평등 증가로 이어진다"고 꼬집었다.

저성장 원인으로는 투자자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는 건전한 공정 경쟁 시스템의 부재가 꼽혔다.

세계은행은 "중남미 지역의 경쟁 수준은 낮은 편이어서, 기업 혁신과 생산성을 저해하고 있다"며 "소비자들로서는 높은 가격 인상을 감수하며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수의 대기업이 시장을 지배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남미 특유의 비즈니스 환경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근로자 70%가 자영업자이거나 10인 미만 사업체에서 일하는 데다 대부분 생산성이 낮은 활동에 종사하는 상황에서 많은 기업이 혁신 동기를 잃고 있다고 세계은행은 지적했다.

광범위하게 확산하는 심각한 폭력 사태 역시 경제성장에 타격을 주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주요 국가별 GDP 성장률 전망으로는 페루 2.7%, 엘살바도르 2.5%, 멕시코 2.3%, 칠레 2.0%, 브라질 1.7%, 콜롬비아 1.3% 등이 제시됐다.

극심한 경제난 극복을 위한 정책을 추진 중인 아르헨티나는 마이너스 2.8%로, 역성장할 것으로 세계은행은 내다봤다.

가뭄으로 인한 농업 분야 생산량 감소 및 수출 부진과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의 재정 균형 달성을 위한 강도 높은 지출 억제 등이 그 주요 배경인데, 체질 개선을 위한 조정 과정을 제대로 거친다면 2025년에는 5.0%의 성장을 예상할 수 있을 것으로 세계은행은 부연했다.

당장의 비관적 전망 속에 이날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보조금 삭감과 무료 급식 중단 등 밀레이 정부의 경제 정책에 반발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경찰의 강력한 진압 속에 최소 10명이 체포되고 8명이 다쳤다고 현지 일간지인 클라린과 라나시온은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