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표 잡으려다 팬 잡았다…아이유 측 "암행어사 포상제 폐지"
가수 아이유(IU)의 소속사가 암표를 막기 위한 과정에서 팬에게 과도한 소명을 요구하고, 억울하게 누명을 씌운 일과 관련해 사과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아이유의 소속사 이담엔터테인먼트는 9일 "티켓 예매 관련해 당사의 과도한 소명 절차로 인해 피해 받으신 당사자 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 전한다. 아티스트를 향해 언제나 큰 응원 보내주시는 팬분들께도 심려 끼치게 된 점, 깊이 사과드린다. 또한 이번 일로 당사에게 실망하고 마음 아팠을 아티스트 본인에게도 사과를 전한다"고 밝혔다.

앞서 아이유 공식 팬클럽에 가입된 A씨가 억울하게 티켓 부정 거래로 의심받아 공연을 보지 못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A씨는 본인의 계정으로 티켓을 예매했고, 그의 친구가 해당 티켓에 대한 금액을 대신 입금했다. 암표 거래가 아니었으나 의심받게 된 건 A씨가 X(구 트위터)에 올린 글 때문이었다. 그는 "친구 아이유 콘서트 용병해 줬는데 좋은 자리 잡아서 뿌듯"이라는 글과 함께 공연 일시와 구역, 좌석 번호가 표시된 이미지를 공개했다.

해당 게시글을 본 이들이 A씨를 신고하면서 A씨는 멜론 티켓으로부터 부정 거래가 의심된다는 메일을 받았다. '용병'이라는 단어가 단순히 티켓팅을 도와준다는 의미를 넘어 '대리 티켓팅' 의심으로 분류되는 키워드라는 게 아이유 소속사 이담엔터테인먼트의 설명이었다.

결국 A씨는 부정 거래가 아니라는 걸 소명하기 위해 신분증과 티켓 입금 내역, 공식 팬클럽 카드, 티켓팅을 도와준 친구와의 대화 내용 등 여러 자료를 보내 공연 관람이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하지만 공연 당일 현장 스태프로부터 추가 본인 확인을 요청받았고, 그 자리에서 공인인증서 등으로 응했으나 결국 입장이 불가했으며 팬클럽 영구 제명까지 당했다. A씨는 한국소비자원에 구제 신청을 한 상태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며 이담엔터테인먼트는 물론 아티스트 아이유를 향한 비난이 거세게 일었다.

이에 이담엔터테인먼트는 "여러 팬분께서 제언해 주신 의견을 청취했다"며 공연 예매 관련 개편안을 발표했다.

먼저 ▲부정 티켓 거래 관련 방침인 암행어사 제도 포상제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소속사는 "암행어사 제도에 대한 포상 제도를 전면 폐지하겠다. 이어 부정 거래 및 프리미엄 티켓 예매 관련에 대해서는 내부 모니터링 팀을 더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소명 절차가 발생할 경우에는 금전적인 거래가 오가지 않은 티켓 예매 사례(예시: 가족 및 지인 간 대리 예매 시도)의 경우 부정 거래로 간주하지 않갰다고 했다.

아울러 "추후 국내 공연 티켓 예매 오픈 이전 모든 공식 채널과 티켓 예매처 사이트를 통해 공지하는 '부정 티켓 거래 방침 안내' 내용에 소명 절차를 안내하고, 개편된 고지에 따라 소명 절차를 간소화함은 물론, 부정확한 소명 기간 요구로 팬분들께서 심적 부담을 느끼시지 않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티켓 수령에 대한 본인 확인 절차와 관련한 방침도 밝혔다. 우선 어린이 및 청소년 관객의 본인 확인 절차와 관련해 개선의 필요성을 인지해 타사의 여러 사례를 참고해 개선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했다.

소속사는 ▲신분증으로 본인 확인이 어려운 대상자의 경우, 직계존속임을 확인할 수 있는 가족관계증명서 및 주민등록등본으로 본인 확인 후 티켓 수령 가능하도록 조치하고, 신 여권의 경우, 여권 증명서 없이도 본인 확인 가능한 것으로 유지하겠다고 안내했다.

공식 팬클럽 영구 제명 제도도 손봤다.

이담엔터테인먼트는 "그간 온·오프라인 상 프리미엄 거래 및 부정 티켓을 강력히 막기 위한 수단으로 해당 제도를 운용하게 됐습니다만, 최근 일련의 사안들로 인해 당사는 책임을 그 어느 때보다 깊이 통감한다"며 ▲공식 팬클럽 내 제명 제도는 '영구 제명'이 아닌 '페널티 적용(예시: 팬클럽 기수별 가입 제한)'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기존 아이유 공식 팬클럽 영구 제명 대상자에 대한 영구 제명 적용을 모두 해제한다.

다만 아티스트의 신변을 위협 및 사생활을 침해한 경우는 이번 영구 제명 해제 명단에 포함되지 않는다. 과거 팬덤 내에서 불순한 일을 일으켜 사회적으로 불미스러운 문제를 만들었거나, 향후 발생할 경우는 예외 없이 '영구 제명'에 해당된다.

소속사는 "당사의 운영 방침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셨을 팬분들과 아티스트에게 큰마음의 상처를 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 올린다. 계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의견을 수용해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개한 개편안 외에도 추가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은 차후 안내하겠다며 "당사와 멜론티켓, 공연팀은 티켓 예매 과정에서 피해입은 당사자 팬분께서 원하시는 방향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해 보상하겠다"고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