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미국 방문…'히틀러 대응' 빗댔다 역풍 맞기도
영국 외무장관, 미국에 우크라 지원 거듭 압박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이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압박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라고 일간 텔레그래프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캐머런 장관은 방미 기간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을 만나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지연으로 서방 안보가 위험에 빠졌다고 경고하고 지원안 처리에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5일 엑스(X·옛 트위터)에서도 "영국은 우크라이나를 위해 돈을 내놨고 유럽연합(EU)도 마찬가지다.

미국도 그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존슨 의장은 의회에서 그렇게 할 수 있다"며 "다음주 그를 만나 우리가 그 돈이 필요하다고 우크라이나가 그 돈이 필요하다고 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은 올해 초 우크라이나에 최대 25억 파운드(약 8조6천억원) 지원을, EU는 500억 유로(약 72조원)의 장기 지원을 약속했다.

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을 포함한 미국의 950억 달러(약 128조원) 안보 지원 패키지 예산안은 공화당이 다수당인 하원에 묶여 있다.

존슨 하원의장은 9일 의회가 재개된 이후 우크라이나 지원안 등을 처리한다는 방침이지만 당내 반대 의견이 적지 않다.

캐머런 장관은 이날 스테판 세주르네 프랑스 외무장관과 영불화친조약(Entente Cordiale) 120주년을 기념한 텔레그래프 공동 기고에서도 "우크라이나가 지면 우리 모두 지는 것"이라며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두 장관은 국제 현안을 거론하며 "이는 프랑스, 영국만의 일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함께 다른 나라가 동참하도록 결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캐머런 장관은 지난 2월 중순 미국에 우크라이나 지원을 강하게 촉구하면서 일부 미국 의원으로부터 반발을 산 바 있다.

그는 당시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 기고에서 "우리 공동의 역사는 유럽의 독재자들에게 굴복한 어리석음을 보여준다.

1930년대 히틀러에 대해 보인 나약함을 재연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썼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공화당 강경파 마저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캐머런 장관을 향해 "꺼지라"는 비속어까지 쓰면서 "자기 나라나 신경쓰기를 바란다"고 핀잔을 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