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복면가왕’의 9주년 특집 방송 예고편 장면.  MBC 유튜브 캡처
MBC ‘복면가왕’의 9주년 특집 방송 예고편 장면. MBC 유튜브 캡처
조국혁신당 기호(9번)가 연상될 수 있다며 지난 7일 방영 연기 결정이 내려진 MBC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 9주년 특집 관련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8일에는 선거에서 기호 순번을 아예 폐지하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김준우 녹색정의당 대표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호 순번제는 투표용지 가장 위에 있거나 맨 왼쪽에 배치돼 있는 후보나 정당이 유리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교육감 선거처럼 무작위로 돌리는 교호 순번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초에 당별로 특정 기호를 부여하지 않으면 이 같은 논란이 불거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앞서 뉴스프로그램에서 날씨를 전하며 ‘미세먼지 1’의 번호를 강조한 MBC는 더불어민주당 기호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법정 제재를 받기도 했다.

여야는 관련 공방을 이어갔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전날 유세에서 “복면가왕 9주년의 9자가 조국혁신당 9를 상징해서 그만둬야 한다면 KBS 9시 뉴스도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간첩신고는 113에서 224로?”라고 올렸다. 민주당 기호 1번과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 기호 3번으로 이뤄진 간첩신고 전화번호 ‘113’도 국민의힘 기호 2번과 위성정당 국민의미래 기호 4번을 조합한 번호로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꼰 것이다.

국민의힘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MBC가 논란을 의도하고 일부러 복면가왕 특집 방영을 연기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논평을 통해 “(MBC는) 지금이라도 ‘야당과 짜고 친다’는 정치권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당장 복면가왕을 방영하기를 촉구한다”고 맞섰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