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가 알리·테무 등 중국 직구 플랫폼의 공세와 불안정한 업황 속에서도 핵심 사업 성장세를 지켜낸 것으로 보인다. 광고·커머스 사업 부문 매출이 업계 안팎의 우려와 달리 견조한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돼서다.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올 1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매출 2조5083억원, 영업이익 3889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10%, 18% 정도 증가하는 수준이다. 네이버는 광고 부문에서 무난한 성장을 이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 전망을 종합하면 검색광고(SA) 매출은 부침 없이 평탄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디스플레이 광고(DA) 부문에서는 네이버 앱 개편, 숏폼 탭(클립) 신설 등의 영향이 매출을 끌어올렸다는 관측이다. 네이버 앱 홈 영역 피드형 광고 상품이 지난해 11월 출시됐고 클립 영역 안에서는 신규 광고들이 노출되기 시작한 것. 네이버 앱에 시범 도입된 전면형 디스플레이 상품 '쇼케이스 광고'는 올 1분기에만 20회 가까이 집행됐다. 커머스 부문은 아직 중국 직구 플랫폼의 직접적 영향권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분석이 다수다. 직전 분기와 비슷한 매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경쟁 심화·네이버쇼핑 거래액(GMV) 성장률 둔화 등이 악재로 꼽히지만 개인 간 거래(C2C) 플랫폼 포시마크의 광고 매출이 증가한 데다 도착보장 서비스 수익화 효과가 반영되면서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카카오의 컨센서스는 매출 2조581억원, 영업이익 138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8.3%, 영업이익은 94.7% 늘어나는 셈이다. 카카오의 전체 광고 부문 매출은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메시지 광고인 톡채널 수가 꾸준하게 늘면서 전체 광고 매출을 끌어올렸다는 관측이다. 톡채널 광고는 상대적으로 마진이 큰 상품으로 꼽힌다. 디스플레이형 상품인 비즈보드 부문 매출은 광고시장이 비수기에 들어서면서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는 분석이다. 커머스 실적을 포함한 거래형 매출도 직전 분기와 유사한 성장폭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 거래형 매출은 중국 직구 플랫폼 공세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국내 커머스 경쟁 상황의 영향도 크제 받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콘텐츠 부문에서는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양사는 핵심 사업 부문에서 빠른 시장 대응으로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면서 AI 등 신사업 분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네이버는 책임리더·리더로 구분했던 중간 관리자 직급을 '리더'로 통일했다. 또 5개 사내독립기업(CIC)을 본사 내 12개 전문 조직으로 다시 꾸렸다.카카오도 관리자 직급 체계를 5단계에서 2단계로 개편해 빠르고 명확한 의사결정 구조를 갖췄다. 커머스CIC는 본사로 흡수했고 다음CIC는 콘텐츠CIC로 개편했다. AI 기술·서비스 관련 팀들을 모은 통합 조직도 띄웠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카카오가 자체 생성형 인공지능(AI) '코GPT 2.0'을 개발 중인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본사 AI 전담 조직으로 합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브레인은 최근 사내 타운홀 미팅을 통해 카카오 AI 전담 조직과 통합하는 방안을 공개했다.카카오는 지난 1일 사내에 흩어져 있던 AI 기술·서비스 관련 팀을 모은 통합 조직을 띄웠다.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한 여러 서비스를 실험하는 조직을 구성해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일상 속 AI'를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브레인은 생성형 AI 코GPT 2.0을 개발 중이다. 코GPT 2.0는 지난해 공개될 예정이었지만 계속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코GPT 2.0 개발을 완료하고도 성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공개를 꺼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카카오브레인이 본사 조직으로 통합될 경우 AI 연구개발·서비스 역량이 강화될지도 주목된다. 카카오는 AI 기술·서비스 등을 총괄할 AI 통합 조직 리더인 최고AI책임자(CAIO)로 이상호 전 SK텔레콤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영입하는 등 관련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카카오브레인이 통합되려면 이사회 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올해 통합이 이뤄진다면 카카오브레인이 별도 자회사로 독립한 지 7년 만에 다시 카카오 품에 안기는 셈이다. 카카오는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카카오브레인 통합뿐 아니라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상상인증권은 8일 카카오에 대해 실적과 지분가치 하향조정에 따라 목표주가를 기존 8만원에서 7만원으로 내린다고 밝혔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1분기 카카오의 실적은 매출액 1조9695억원, 영업이익 1062억원으로 각각 전 분기 대비 1.4% 감소, 33.9%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시장 추정치(컨센서스)를 밑돈 것"이라고 짚었다.최 연구원은 "기존 대비 영업권 상각 규모가 커지고 자사 회계처리 방식이 바뀌며 회사의 평가가치(밸류에이션)이 다소 부담스러워졌다"며 "올해 키워드는 전반적으로 '성장'보다 '개편'에 있는 만큼, 개편에 조금 더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고 설명했다.본업인 톡비즈 부문은 순항 중인 가운데 콘텐츠 부문의 경우 하반기 반등이 주목된다고 최 연구원은 예상했다.그는 "회사의 1분기 톡비즈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한 5322억원을 전망한다"며 "카카오톡 플랫폼 비즈니스는 외부경쟁과 무관하게 이미 안정화됐고, 추가적인 콘텐츠 확대(오픈카톡·로컬)로 추가적인 성장 동력(모멘텀)을 찾을 수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반면 콘텐츠의 경우 흥행산업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변동성이 심할 전망이다. 그는 "1분기 같은 경우 카카오게임즈, 엔터 등 주요 이벤트가 지연되며 예상보다 부침이 있을 전망"이라며 "비용의 경우 신규 데이터센터 관련해 앞으로 분기 200억원 수준 상각비가 더해지고, 4분기에 일회성으로 미반영했던 성과급 약 300억원이 1분기부터 다시 반영될 예정"이라고 말했다.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