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106명→716명' 급감…의과 공보의 10년새 '3분의 1토막'
"현역병 입대 늘고, 인턴 전 군복무 마치기도"…현역병과 차별화된 이점 줄어
의료취약지 의사 조달 '비상'…신규 공중보건의 작년비 35% 급감
농어촌 등 의료취약지역의 보건 인프라를 담당하는 공중보건의사(공보의) 수가 급격히 줄고 있어 우려를 낳는다.

현역병과 차별화된 이점이 줄어 현역병 입대가 늘어난 탓 등으로 분석되지만, 이를 방치할 경우 농어촌 등의 의료 인프라가 갈수록 열악해질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된다.

의료취약지 의사 조달 '비상'…신규 공중보건의 작년비 35% 급감
◇ 신규 보건의 '1천106명→716명'…일년새 390명 줄었다
보건복지부는 2024년 신규 공보의 716명이 8일 중앙직무교육을 시작으로 36개월의 복무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신규 공보의 716명은 지방자치단체에 683명, 중앙기관에 33명 배치된다.

공보의는 올해 3월 기준 총 3천167명이 지자체 보건소·보건지소(85.5%)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국공립병원(6.1%), 교정시설(3.0%) 등에서도 근무 중이다.

공보의는 의사ㆍ치과의사ㆍ한의사 자격이 있는 자 중 사회복무요원 소집대상자로 보충역에 해당하는 자다.

주로 군 보건소나 읍·면 보건지소 등 의료취약지역에 배치돼 공중보건 업무를 수행한다.

이번에 새로 편입된 공보의들은 분야별로 의과 255명, 치과 185명, 한의과 276명 등이다.

올해 3년 차 복무 만료자(1천18명)와 비교하면 올해 신규 공보의(716명)는 302명(29.7%) 감소했다.

분야별로는 의과가 216명으로 가장 많고, 치과와 한의과는 각각 43명씩 줄었다.

공보의 복무자가 그만큼 줄어든다는 얘기다.

지난해 신규 공보의 수와 비교하면 공보의 급감 현상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지난해에는 의과 450명, 치과 249명, 한의과 407명 등 1천106명의 신규 공보의가 투입됐다.

지난해 1천106명에서 올해 716명으로 신규 공보의 수가 일년 새 무려 390명(35.3%) 급감한 것이다.

의료취약지 의사 조달 '비상'…신규 공중보건의 작년비 35% 급감
◇ "복무기간 짧아진 현역 입대 늘어난 탓"…대책 마련 시급
공보의 감소 현상은 장기간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더욱 키운다.

신규 의과 공보의는 2013년 851명에서 지난해 449명으로 줄어들더니 올해는 255명까지 줄었다.

10여 년 새 3분의 1 이하로 급감한 것이다.

공보의 수는 줄었지만, 모집 대상인 남성 의사면허 합격자 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지난해 남성 의사면허 합격자는 2천7명으로, 2013년 1천808명보다 199명 증가했다.

신규 공보의 급감의 배경에는 갈수록 처우가 좋아지는 현역병과 차별화한 공보의만의 이점이 줄어든 것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혜영 의원은 "현재 육군 현역병 복무기간은 18개월이지만, 공보의는 2배인 36개월이나 된다"며 "정부는 병사 월급을 대폭 올릴 계획이어서 급여 차이마저 줄어들면 공보의 수는 더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복지부 관계자는 "다른 학교에 다니다가 재수를 거듭해 (군 복무를 마치고) 의대에 오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의대생 중에서는 인턴 등을 하기 전에 먼저 군대에 가는 학생들도 있다"고 전했다.

최 의원은 "공보의의 복무기간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면 부족 문제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관련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신규 공보의가 대폭 감소함에 따라 농어촌 의료취약지 중심 배치를 강화하고, 보건지소 순회 진료를 확대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이달 3일부터 보건소·보건지소에서 비대면 진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이는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공보의를 수련병원 등에 파견함으로써 발생한 지역주민의 진료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