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장관 직무대행 100일…"양육비 선지급제 'TF' 본격 가동, 예산협의 집중"
이기일 복지부 차관 '부부 사이'…"저출산·약자 보호 등 공통점 많아 함께 고민"
신영숙 여가부 차관 "MZ공무원 잡는 데 중요한 건 '동기부여'"
"단순히 진급을 빨리 시켜주고, 월급을 올려주는 방법으로 저년차 공무원들의 공직 이탈을 막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공무원 조직이 이들에게 어떻게 '동기부여'를 해줄 수 있을지 고민할 시점입니다.

"
신영숙 여성가족부 차관은 지난 5일 정부서울청사 출근길에서 기자와 만나 저년차 공무원들의 조기 이탈 문제를 두고 이 같은 해법을 제시했다.

저년차 공무원의 이른 퇴직은 최근 수년간 눈에 띄게 증가해왔다.

중앙부처·지자체에 입부한 지 5년 미만인 공무원의 조기 퇴직자 수는 2019년 6천663명에서 2020년 9천258명으로 크게 늘었다.

2021년에는 1만693명으로 1만명대로 올라서더니, 2022년에는 1만3천321명으로 2019년 조기 퇴직자 수의 2배에 육박했다.

이들의 이탈 배경으로는 민간기업에 비해 낮은 보수, 민원인의 폭행·폭언 등 열악한 근무 환경, 재난 대응 비상근무 증가에 따른 피로 누적 등이 꼽힌다.

능력과 성과에 대한 고려보다는 연공 서열이 지배하는 폐쇄적인 조직 문화도 거론된다.

신 차관은 젊은 공무원의 이탈을 줄이기 위해서는 조직 내부에 일대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대통령비서실 인사수석실 행정관과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 등을 지내며 공직 사회 내부를 오랫동안 봐온 경험에서 비롯된 생각이다.

그는 "최근에 MZ세대에 속하는 저년차 공무원들의 공직 이탈을 막기 위해 각종 방안이 나왔지만, 안타까운 점은 해결책을 자꾸 '처우 개선'에서 찾으려고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MZ 세대의 특징이 공정의 가치를 중요시한다는 것과 일을 하면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조직을 선호하는 점"이라며 주목해야 할 부분을 짚었다.

신영숙 여가부 차관 "MZ공무원 잡는 데 중요한 건 '동기부여'"
그는 차관으로 온 뒤로 일선 실·국으로부터 보고받을 때 국장이나 과장급뿐만 아니라 일선 사무관도 함께 자리한다고 했다.

신 차관은 "내 생각이 무엇인지,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직접 공유하고, 전달하려는 취지"라며 "젊은 사무관들이 자신의 업무에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조직이 되려면, 관리자들도 함께 변화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조직이 변화해 맺은 결실은 여가부가 추진하는 정책의 수혜자에게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여가부 차관이자 장관 직무대행으로 100일이라는 시간을 보내온 그는 내년 도입을 목표로 하는 추진 중인 '양육비 선지급제' 준비로 빠듯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신 차관은 태스크포스(TF) 개념인 '양육비이행관리원(관리원) 특수법인 설립준비반'을 구성해 관리원 독립을 준비하고, 양육비 선지급제에 투입될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다른 부처와 조율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최근 기획재정부와 함께 관리원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100일'이라는 시간은 그에게 일터뿐만 아니라 가정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신 차관의 배우자는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이다.

부부가 중앙 부처의 차관으로 동시에 일하면서 공직사회 안팎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그는 "이전까진 (남편과 업무가) 다른 영역이었기 때문에 집에서 일 얘기를 할 필요가 없었다"며 "여가부와 복지부가 저출산 해결이나 약자 보호 등 공통점이 많다 보니 (집에서도) 자연스럽게 함께 논의하고 고민을 털어놓게 되더라"고 웃었다.

그는 "여가부에 오자마자 업무를 파악하고, 국회에서 논의되는 관련 법안들에 관해 공부하면서 100일이 금방 지나간 것 같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분주함 속에서도 꼭 현장을 많이 돌아보려고 한다.

배우고 느끼는 게 많았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중요한 정책을 논의할 때 현장의 목소리를 놓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신영숙 여가부 차관 "MZ공무원 잡는 데 중요한 건 '동기부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