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업무 등 이유로 네 차례 조사 불응…전날 병원서 체포
수사 정보 거래 의혹도 조사 대상…허 회장 측은 반발
검찰, '민주노총 탈퇴 종용' 허영인 SPC 회장 구속영장 청구(종합)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노조 탈퇴 강요'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허영인(74) SPC그룹 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허 회장이 여러 차례 소환에 불응하자 전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로 조사했는데, 당분간 더 신병을 확보한 상태로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임삼빈 부장검사)는 3일 법원에 부당노동행위(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를 받는 허 회장에 대한 사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날 오전 8시께 서울 시내 한 병원에서 입원해 있던 허 회장을 체포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피의자를 체포한 경우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석방해야 한다.

검찰은 범죄의 중대성과 그간 허 회장의 조사 태도, 증거인멸 우려, 도주 우려 등을 고려해 구속 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 회장은 2019년 7월∼2022년 8월 SPC 자회사인 피비파트너즈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에게 승진 불이익을 주는 등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사측에 친화적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식품노련 피비파트너즈 노조의 조합원 확보를 지원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먼저 구속기소한 황재복(62) SPC 대표이사 등 임원진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민주노총 파리바게뜨지회가 시위를 벌이자 허 회장이 해당 노조 와해를 지시했고 이후 진행 상황도 보고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허 회장은 지난달부터 이달 1일까지 업무 일정, 건강 등을 이유로 총 네 차례 검찰의 소환에 응하지 않았다.

지난달 25일에는 검찰청에 출석했으나 가슴 통증을 호소해 약 1시간 만에 조사가 중단됐다.

허 회장은 체포 첫날인 전날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서울구치소에서 밤을 보냈다.

검찰은 이날도 허 회장을 불러 노조 와해 지시 여부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SPC가 2020년 9월∼2023년 5월 검찰 수사관을 통해 허 회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및 배임 혐의 수사정보를 빼돌리는 과정에 허 회장이 관여했는지도 규명할 방침이다.

SPC는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허 회장은 심신 안정을 취해 건강 상태가 호전되면 검찰에 출석하려 했고 이런 사정을 소상하게 검찰에 소명했으나 검찰이 허 회장의 입장이나 상태를 무시하고 무리한 체포영장을 집행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