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자동차 부품 만드는 코리아에프티, 주가 올해 60% 가까이 뛴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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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차 부품株

전기차에서 하이브리드차로 수요 옮겨가
현대차그룹 하이브리드 모델 늘리자 주가 껑충
사진=한경 DB
사진=한경 DB
하이브리드 차량용 부품을 생산하는 코리아에프티 주가가 올 들어 60%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올해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는 가운데, 과거 '기름 덜 먹는 차'로만 여겨졌던 하이브리드 차량이 대세로 떠오르면서죠.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리아에프티 주가는 전날 종가인 5770원 기준으로 작년 말 대비 59.3% 뛰었습니다. 지난달엔 장중 6580원까지 치솟으며 1월 저점(3450원) 대비 2배 가까이 주가가 오르기도 했죠.
[마켓PRO] 자동차 부품 만드는 코리아에프티, 주가 올해 60% 가까이 뛴 까닭
코리아에프티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하이브리드차'입니다. 완성차 업계에서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를 하이브리드 모델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전기차 전환에 늦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도요타는 지난해 하이브리드카를 340만 대나 팔면서 완전히 살아났죠. 이는 1년 전(260만 대)보다 31% 늘어난 수치로, 도요타 주가 역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또 요즘 나오는 하이브리드 차량 가격은 가솔린 차량 수준으로 내려가 차를 바꾸려는 운전자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죠.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도입기를 지나 성숙기로 접어든 데 이어 높은 금리와 보조금 축소 등으로 수요가 둔화하면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수요가 옮겨가고 있습니다.

여전히 저평가돼 있는 주가…하이브리드 대표 수혜株

코리아에프티는 하이브리드 차량용 캐니스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캐니스터는 자동차 연료 탱크에서 발생하는 유해가스(탄화수소)를 숯 성분의 활성탄으로 흡착해 대기 중으로 방출되지 않도록 하는 친환경 장치죠. 국내에서 캐니스터를 만들 수 있는 제조사는 코리아에프티가 유일합니다.

실적도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3년간 코리아에프티의 연결 기준 매출액을 살펴보면 2021년 4657억원에서 2022년 5610억원, 2023년 6795억원으로 급증했습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5억원→194억원→339억원으로 늘어났죠. 지난해 전체 매출액에서 캐니스터 판매 비중은 42.9%(2918억원)에 달합니다.

시장에선 여전히 주가가 저평가돼 있단 분석이 나옵니다. 하이브리드차 판매 호조에 힘입어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한 가운데 앞으로 성장을 지속할 것이란 이유에서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올해 코리아에프티의 매출액 컨센서스는 7240억원, 영업이익은 375억원입니다. 이는 작년보다 6.5%, 10.6% 증가한 수치죠.

황지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호적인 전방산업과 실적 성장성 고려했을 때 올해 예상 실적 기준 현 주가수익비율(PER)은 저평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하이브리드차 판매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내 유일 카본 캐니스터 생산업체로 기술적 진입장벽에 의해 앞으로 독점적 지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1년새 현대차그룹향 매출 23% 늘어

코리아에프티의 주 고객은 현대차그룹입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향 매출액만 3562억원에 달합니다. 전체 매출액에서 72%가량을 차지하고 있죠. 눈에 띄는 점은 현대차그룹향 매출액이 지속해서 늘고 있다는 것. 2022년 3980억원이던 현대차그룹향 매출액은 지난해 4907억원으로 23.2% 급증했습니다.

최근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뿐 아니라 현대차와 기아의 주력 차종에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속속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올해 팰리세이드, 스타리아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할 계획이죠. 신형 싼타페 하이브리드 모델은 오는 2분기 미국 앨라배마공장에서 제조하기로 했습니다. 또 기아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셀토스 하이브리드는 내년 3세대 모델부터 적용한다는 계획입니다.
[마켓PRO] 자동차 부품 만드는 코리아에프티, 주가 올해 60% 가까이 뛴 까닭
전문가들은 당분간 코리아에프티가 하이브리드차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를 누릴 것으로 보고 있다. 코리아에프티가 꾸준히 실적 성장세를 유지하는 데다 카본 캐니스터의 단가로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조희승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가 올해 목표한 하이브리드 차량은 작년보다 각각 30%, 20% 늘어난 48만대, 36만대"라며 "코리아에프티는 향후 하이브리드 차량용 캐니스터 중심의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차 선호 열풍이 지속될지는 눈여겨봐야 합니다. 코리아에프티의 주력 제품인 카본 캐니스터가 전기차엔 사용되진 않기 때문입니다.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가 양립하는 경우엔 문제가 없으나 전기차의 시장 침투율만 높아지면 실적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