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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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TSMC가 대피령을 내리면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3일 대만 중앙기상국(CWA)은 이날 오전 7시58분께 대만 동부 화롄 해역에서 7.3 규모의 대규모 지진이 발생했다. 이어 오전 8시11분께 화롄현 해역에서도 여진이 이어졌다. 1999년 규모 7.6 지진 이후 25년 만에 최대 강진이 이어지면서 현재까지 7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 77명은 건물 내부에 갇혀 있는 것으로 파악됐고, 부상자는 711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진의 진원지는 동부 화롄현에서 남쪽으로 약 25㎞, 타이베이에서 138㎞가량 떨어진 해역이지만, 건물이 쓰러지고 열차 운행이 중단되는 등 피해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무너진 건물은 최소 26채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내무부는 중앙재난대응센터를 열고 대응에 나선 상태다. 현지 언론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건물들이 1분간 격렬하게 흔들리다가 일부 무너지거나 기울어졌다.
영상=웨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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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롄 베이빈가의 5층 건물이 쓰러져 1층이 손실됐고, 화롄 중산쉬안위안 길목의 8층짜리 건물도 비스듬히 기울어졌다. 두 건물은 완전히 붕괴되진 않았다. 현재 경찰과 소방관들이 출동해 인명을 구조하고 있다.

이날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TSMC는 여러 차례 여진이 계속되자 현장에 있는 일부 직원들은 긴급하게 대피시켰다. TSMC는 "회사의 안전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면서 "직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일부 팹(fab·반도체 생산시설)에서 회사가 마련한 절차에 따라 직원들을 대피시켰다"고 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공장 내 온라인 웨이퍼가 부분적으로 손상되는 등 일부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만 공상시보는 "지진으로 피해를 본 작업시간은 6시간 수준으로, 2분기 실적에 미칠 영향은 6000만달러(약 810억원) 수준으로 제한적"이라고 추정했다.
영상=웨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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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는 현재 대만 북부 주커 바오산과 남부 가오슝에 2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하급 반도체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가오슝 공장은 올해 하반기, 주커 바오산 공장은 내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업계는 반도체 공장이 미세한 진동에서도 가동이 전면 중단될 수 있을 정도로 지진에 취약한 점 등을 감안해 자칫 생산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대만은 전 세계 스마트폰과 인공지능(AI) 관련 기기에 들어가는 최고 사양의 반도체 80∼90%를 공급하고 있다. TSMC는 애플과 엔비디아, 퀄컴 등에 반도체 칩을 공급 중이다. 대만에서 발생한 이번 강진이 향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지진으로 대만 2위의 파운드리업체인 유나이티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는 신주과학단지와 타이난(臺南)에 있는 일부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고, 직원들도 대피시켰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