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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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가 의료현장을 떠나고, 전국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는 의료대란이 장기화되면서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AI 기반 심정지 예측 의료기술에 관해 “의료진과 환자 모두 필요성과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1일 분석했다.

7주째 이어지는 의료대란 속에서 비상진료체계가 가동되자 현장에 남아 있는 의료진 피로도는 계속해서 쌓이는 중이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러한 상황일수록 의료자원을 더 필요한 곳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도 AI 의존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뷰노의 딥카스다. AI 기반 심정지 예측 의료기기 딥카스는 입원 환자의 4가지 징후(혈압, 맥박수, 호흡수, 체온)를 분석해 24시간 이내 심정지 발생 위험을 알려준다. 위 연구원은 “딥카스를 활용해 일반 병동에서 고위험 환자를 선별하고 신속한 대응을 했던 실제 사례도 있다”며 “비급여 처방이 시작된 2022년 8월 이후 딥카스를 도입한 병원 수는 가파르게 증가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딥카스 도입 병원 수는 2022년 8월 3곳에서 지난해 말 50여곳, 지난 3월 기준 84곳으로 집계됐다. 위 연구원은 “올해 딥카스 매출 성장으로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할 전망”이라며 “의료공백이 지속되므로 도입 병원과 적용 환자수가 동시에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웅제약도 지난달 씨어스테크놀로지와 실시간 입원환자 모니터링 솔루션을 국내에 공급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실시간 입원환자 모니터링이란 AI 진단기기, 무선 네트워크 장비 등을 통해 의료진이 환자 상태를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토록 만든 차세대 병상 관리 시스템이다. 씨어스테크놀로지는 심혈관질환 뿐 아니라 신경과, 호흡기, 암 병동에서도 실시간 모니터링이 실효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바이오 업계에서는 AI 기반 의료기기가 인력난 해소, 병원 수익성 및 경영환경 개선효과에 한몫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가 당장 의료진을 대체할 순 없어도 반복작업이나 진단보조 등에 활용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AI 의료기기 급여화, 보험수가 측정 등의 절차는 아직 남아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AI 의료의 발전은 당연한 일”이라며 “아직까지는 보조적인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해외시장 공략 등으로 매출 ‘점프’를 이뤄내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