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억 넘던 잠실 아파트가 어쩌다"…수상한 거래에 '발칵'
서울 송파구 대단지 아파트에서 시세보다 수억원 하락한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부동산 가격이 혼조세를 보이자 증여세를 절감하기 위해 가족 등 특수관계인과 특수 거래에 나선 사례로 추정된다.

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12일 10억6000만원에 손바뀜했다. 같은 면적 직전 거래가(17억5000만원)와 비교해 6억9000만원 급락했다. 공인중개사를 거치지 않고 거래자 간 직거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지는 2008년 준공한 6864가구 대규모 아파트로, 송파구 일대 시세를 주도하는 랜드마크 단지 중 하나로 손꼽힌다. 같은 면적 최저 호가(저층 기준)는 17억원 수준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최저 호가보다도 수억원 저렴한 가격에 거래가 이뤄져 가족 등 특수관계인 간 증여세를 피하기 위한 증여성 특수거래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에서도 시세보다 수억원 내린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다. 이 단지 전용 99㎡는 지난달 16일 17억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 역시 직전 거래(22억5000만원)와 비교해 5억5000만원가량 저렴하다. 이 아파트도 9510가구 규모 대단지 아파트로, 송파구를 상징하는 단지 중 하나다.

송파구 A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대단지 아파트는 손바뀜이 활발해 시세보다 1억원만 호가를 낮춰도 사겠다는 사람들이 많다"며 "갑자기 5억~6억원이 하락한다면 정상 거래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시가와 거래액 차액이 3억원을 넘지 않거나 시가 70% 수준에서 거래하면 증여세를 내지 않을 수 있다.

앞서 강남구에서도 증여로 추정되는 이상 거래가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2' 전용 164㎡는 지난 4일 28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5월 직전 거래가(40억원)에 비해 11억5000만원(28.8%) 하락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