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고성능 트림과 초대형 전동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콘셉트카를 그제 미국에서 공개했다. 콘셉트카는 당장 양산할 수 없지만 꽤 높은 수준의 완성도를 갖추고 소비자 반응을 가늠해보기 위해 선보이는 차를 가리킨다. 제네시스는 이르면 내년께 양산 모델을 내놓을 예정으로 새 시장 개척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제네시스는 고성능 트림 ‘마그마’를 제네시스 차량 중에서도 한 단계 높은 고성능 럭셔리카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AMG, BMW의 M, 아우디의 S 등이 경쟁 상대다. 최고급차 시장에서 성과를 내야 제네시스가 더 성장한다는 판단으로 방향을 잘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와 제네시스는 반드시 넘어서야 하는 도요타와 렉서스의 시행착오를 반면교사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는 1989년 선보였지만, 도요타에서 렉서스 판매 비중이 5%를 넘은 것은 32년 만인 2011년이었다. 렉서스의 고성능 차인 렉서스F가 2006년에야 나온 영향이 컸다. 현대차에서 제네시스 판매 비중이 5%를 넘은 것은 2015년 제네시스 설립 후 7년 만인 2022년이다. 비교적 빨리 고급차 시장에 안착한 만큼 고성능 트림을 빨리 장착하는 등 고삐를 더 당겨야 한다.

제네시스의 초대형 전기 SUV ‘네오룬’은 미국 시장을 제대로 공략하기 위한 모델이다. 제네시스의 대표 SUV인 GV80가 2020년 미국에서 판매되기 시작해 지난해까지 5만9000여 대가 팔려 성과를 내긴 했다. 한국에서는 GV80가 대형 SUV로 분류되지만 미국 시장에선 이보다 훨씬 큰 초대형 SUV 시장이 있다. GM만 하더라도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GMC 유콘, 실버라도, 타호 등 다양한 초대형 SUV를 갖추고 있다. 제네시스가 초대형 SUV를 전기차 모델로 잡은 것도 긍정적이다. 최근 전기차가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나아갈 방향이다. 관건은 미국 소비자의 마음을 잡는 것이다. 현대차가 ‘판매의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운 한국의 ‘환대문화와 온돌’은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제네시스의 새 도전이 좋은 결실로 이어지길 성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