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이 동맹을 업그레이드해 1960년 안보조약 체결 이후 최대치의 협력 관계로 격상한다고 한다. 미군 태평양함대에 합동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대일본 지원을 강화하는 구조를 짜고, 통합작전사령부를 창설하며, 주일미군 역량을 키운다는 것이다. 하와이에 있는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와 자위대 간 유사시 신속 대응 지휘시스템도 구축한다.

이런 구상은 대만 분쟁과 같은 위기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면서 넓게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강화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 대만과 동아시아를 대상으로 갈수록 노골화하는 중국의 패권 야욕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국방비를 계속 늘려 올해 처음으로 300조원을 돌파하고, 시진핑 주석이 해양 충돌에 대비하라고 지시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사이에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이다. 게다가 중국의 야욕으로 남중국해가 패권 다툼의 최일선이 된 지 오래다. 미국은 진작부터 어느 한 나라가 이곳을 지배하게 해선 안 된다는 전략 아래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 라인을 설정해 왔다. 군사 협력 강화는 일본을 이 전략 라인의 핵심 파트너로 삼겠다는 의미다. 미·일 군사 협력 강화로 인한 중국의 반발로 이 지역의 긴장 수위는 더 높아질 수 있다.

동아시아 정세는 이렇게 엄혹하게 전개되고 있고, 그 파장은 한반도에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대만 해협이 어떻게 되든 뭔 상관있나”고 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은 할 말을 잃게 한다. 대만 해협에서 충돌이 일어나면 주한미군 전력이 이동할 수 있고, 김정은의 도발을 자극할 것이다. 유사시 한국 국내총생산(GDP)이 23% 급감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세계 안보 정세는 숨 가쁘게 돌아가는데 정치 지도자의 인식 수준은 여전히 바닥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