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애플레이션'…키울 농부도 없다
이상기후·지방소멸·수입규제
고삐 풀린 '애플레이션'
'농촌 소멸'에 자식들도 농사 기피
이상기후로 재배지도 줄어들 듯
대구, 30년새 5분의 1 토막
한반도 사과 지도 바뀌어
대구·경북 지역은 여전히 전국 사과 재배 면적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주요 산지다. 하지만 기후 변화로 한반도가 더워지면서 재배 면적은 줄고 있다. 강원의 사과 재배 면적은 30년 전보다 250% 가까이 늘었다.
경북 영천시와 강원 양구군의 사과 재배 면적 변화를 보면 이 같은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2002년 972㏊이던 영천의 사과 재배지는 2020년 662㏊로 32% 감소했다. 양구군에선 2002년 44.3㏊에 불과하던 사과 재배지가 2020년 4.4배인 196.3㏊로 확대됐다.
가장 큰 원인은 기후 변화다. 사과는 연평균 기온 8~11도, 생육기 평균기온 15~18도인 비교적 서늘한 기후에서 재배되는 과일이다. 기온이 점차 오르면서 영천의 연평균 기온은 사과 재배의 최적 기온 범위를 벗어났고 양구는 최적 범위에 든 것이다.
김명수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현재 기후 변화 시나리오에 따르면 2100년에는 강원 일부에서만 사과를 재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권민수 팜에어 대표는 “10년 전만 해도 말도 안 된다고 했던 예측이 현실화하고 있다”며 “기후 변화로 인해 사과뿐만 아니라 모든 작물의 지형도가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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