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유급 처리 아닌 학칙상 통보…학교 측, 구제방안 마련 중
강원 대학, 집단 유급 현실화 대책 '고심'…개강 연기 4월 말이 마지노선
학사파행 '안갯속'…'수업거부' 한림대 의대생 형식상 유급 통보
강원 지역 대학들이 단체행동을 지속하는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이 현실화하지 않도록 머리를 싸매고 있는 가운데 다른 대학들보다 일찍이 전공수업을 시작한 한림대 의대 일부 학생들이 학칙에 따른 형식상 유급 통보를 받았다.

개강이 연기되지 않은 채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또 다른 과목 학생들도 오는 14일을 기점으로 유급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엿보여 대학 측 고심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13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한림대 의대 본과 1학년 83명은 해부신경생물학교실 한 주임교수로부터 "학칙에 의거, 수업일수 미달로 인한 FA 유급임을 통지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한림대 학칙에 따르면 결석 허용한계(주당 수업 시간의 3배)를 초과할 경우 시험 성적과 관계없이 해당 과목 F 학점을 부여한다.

매 학기 성적 중 한 과목이라도 학점을 취득하지 못해 F 학점을 받을 경우 유급 처리되며, 4회 유급할 경우 제적 처리된다.

해당 통지는 지속해 수업에 나오지 않을 경우 유급 처리될 수 있다는 통보로 현재까지 실제 유급 처리가 된 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학칙상'으로는 집단 유급에 해당하지만, 학교 측은 다양한 구제 방안을 마련해 유급이 현실화하는 사태까지 번지지 않도록 막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해당 수업뿐만 아니라 학칙에 따라 형식상 유급될 가능성이 엿보이는 학생들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

한림대 관계자는 "보강이나 온라인 수업을 실시하거나 학사 일정을 조정하는 등 수업 일수를 채워 학생들이 집단 유급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사파행 '안갯속'…'수업거부' 한림대 의대생 형식상 유급 통보
도내 각 대학은 집단휴학 신청과 수업 거부 움직임에 개강을 연기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강원대 의대는 전날 개강 예정이었으나 오는 25일로 미뤘으며, 연세대 미래캠퍼스와 가톨릭 관동대 의대도 오는 18일 강의를 시작하려 했으나 학생들의 움직임에 따라 개강을 더 미루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학기 수업일수를 적어도 15주 확보해야 하는 대학 측에서는 의대 개강 연기의 현실적인 마지노선을 4월 말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학교 측의 구제방안 제시, 학사 일정 조정 조치에도 의대생들이 수업 거부를 이어간다면 결국 집단 유급은 현실화할 수밖에 없다.

유급 처리가 될 경우 등록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되며 휴학 처리될 경우 등록금 일부만 받을 수 있다.

대학 관계자는 "의대생들의 동맹휴학을 승인하면 그 절차를 점검하겠다는 교육부의 지침까지 내려진 마당에 학생들은 돌아올 조짐조차 보이지 않아 학교 측에서는 이도 저도 할 수 없는 답답한 상황"이라며 "최대한 개강을 미뤘는데도 학생들이 돌아오지 않는 상황은 상상하고 싶지도 않지만, 학사 파행이 이뤄지지 않도록 대학들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사파행 '안갯속'…'수업거부' 한림대 의대생 형식상 유급 통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