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지용의 'Youth is Flower'. 서울옥션 제공
권지용의 'Youth is Flower'. 서울옥션 제공
가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36)이 7년 전 그린 그림이 경매에 나온다. 경매 시작가는 3000만원이다.

서울옥션은 오는 29일 서울 신사동 강남센터에서 열리는 ‘컨템포러리 아트 세일’에서 미술품 등 85점(추정가 약 180억원)을 경매에 부친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단연 지드래곤의 작품. 지난해 말부터 서울옥션은 경매를 열 때마다 안중근 의사의 유묵 등 화제성이 높은 작품들을 선보이며 대중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지드래곤 작품 제목은 ‘Youth is Flower’다. 2017년 완성한 이 작품은 철제 패널 위에 스프레이와 마커를 뿌리는 방식을 통해 자신을 상징하는 데이지꽃 등을 그린 회화다. 경매 시작가는 3000만원이다.

지드래곤은 미술시장의 ‘큰손’으로 이름난 미술 애호가다. 지난 2019년 미국 유명 미술 전문지 아트뉴스가 선정한 ‘주목할 만한 컬렉터 50인’에도 든 적이 있다. 하지만 직접 제작한 작품이 경매에 나오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드래곤의 인기와 인지도를 고려하면 낙찰을 받기 위해 치열한 경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홍콩 등 중화권 팬들도 입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김환기의 '3-Ⅴ-71 #203'. 서울옥션 제공
김환기의 '3-Ⅴ-71 #203'. 서울옥션 제공
미술 애호가들이라면 서울옥션 경매에서 한국 현대미술 거장들의 대형 작품을 주목할 만하다. 김환기의 전면점화 '3-Ⅴ-71 #203'(추정가 50억~80억원)이 대표적이다. 올 들어 경매시장에 처음 나온 수십억원대 전면점화다. 김환기의 '새와 달'(6억~10억원), 윤형근의 대작 'Umber 90-66'(7억~10억원) 등도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경매 출품작들은 경매 당일(29일)까지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다만 이 중 김환기의 대형 점화와 지드래곤 작품 등 주요 화제작들은 16일까지만 국내에서 관람 가능하다. 오는 25~28일 홍콩에서 열리는 전시 출품을 위해 이동해야 해서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해외 컬렉터들에게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홍콩에서도 경매 프리뷰 전시를 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르나르 프리츠의 'Gawk'. 케이옥션 제공
베르나르 프리츠의 'Gawk'. 케이옥션 제공
케이옥션도 3월 경매를 연다. 오는 20일 서울 신사동 본사에서 열리는 98점(추정가 약 75억원) 규모의 경매다. 화려한 초고가 작품이 없는 대신 내실 있는 수작들이 많이 나와 컬렉터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프랑스 추상화가 베르나르 프리츠의 작품 ‘Gawk’(2억~3억원)이 그런 작품이다.

한국의 기하학적 추상미술을 대표하는 이승조의 작품 '핵 87-09'도 관심을 모으는 작품이다. 기하학적 추상미술은 최근 한국 현대미술의 주요 사조 중 하나로 재조명받고 있다. 추정가는 2억1000만~4억5000만원이다. 해외 작가 중에서는 우고 론디노네의 2021년 회화 작품(1억8000만~2억5000만원)을 주목할 만하다. 출품작들은 경매 당일(20일)까지 케이옥션 본사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