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게릭병 신약 렐리브리오 임상시험 결과 실망스러워"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루게릭병(ALS·근위축성 측삭경화증) 치료제 렐리브리오(Relyvrio)가 후속 임상시험에서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왔다고 아밀릭스(Amylyx) 제약회사가 밝힌 것으로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11일 보도했다.

루게릭병은 운동 신경세포가 퇴행성 변화에 의해 점차 소실돼 근력 약화와 위축으로 언어 장애, 사지 위약, 체중 감소, 폐렴 등의 증세가 나타나다가 결국 호흡 기능 마비로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렐리브리오는 루게릭병으로 파괴된 뇌와 척수의 신경세포를 보호함으로써 병의 진행을 늦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2022년 9월 렐리브리오를 루게릭병의 새로운 치료제로 승인했다.

그러나 아밀릭스 사는 후속 임상시험에서 렐리브리오가 투여된 실험군이 위약(placebo)이 투여된 대조군에 비해 루게릭병의 진행이 지연되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고 근력도 개선되지 않았다며 "놀랍고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밝혔다.

아밀릭스 사는 600명이 넘는 더 많은 루게릭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또 다른 임상시험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밀릭스 사는 렐리브리오가 FDA의 승인을 받기에 앞서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 2차 심의에서 만약 후속 임상시험에서 렐리브리오의 효과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시장에서 철수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FDA 자문위는 1차 심의에서 렐리브리오 승인 반대를 의결했지만, 루게릭병 환자들의 요청에 따라 2차 심의를 열고 태도를 바꿔 승인 권고를 결정했다.

아밀릭스 사는 렐리브리오의 1년분 가격을 15만8천 달러(한화 약 2억700만 달러)로 책정해 비판받기도 했다.

렐리브리오는 희귀성 간 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소듐 페닐부티레이트와 영양 보충제인 타우루르소디올 등 두 가지 성분으로 이뤄진 분말 제제로 물에 녹여 경구 투여하거나 삽입관으로 주입한다.

미국에는 루게릭병 환자가 약 3만 명에 이르고 있으며 매년 6천 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현재 루게릭병은 치료제는 없고 진행 속도를 늦추는 릴루졸과 에다라본 두 가지 약만 있다.

이 두 약은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다.

루게릭병은 1930년대 미국의 유명 야구선수 루 게릭이 38세의 젊은 나이로 이 병에 걸려 사망하자 그를 기리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