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전공의 추가 사직…병동 줄이고 직원 무급휴가도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대전·충남 지역 대형병원에서 전공의 추가 사직과 전임의(펠로) 이탈마저 잇따르면서 '의료공백'이 커지고 있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천안 단국대병원에서 전날 전공의 2명이 추가로 사직서를 제출, 사직 인원이 109명(전체 148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그동안 정상적으로 진료를 해 왔었다.

대전 5개 주요 대학·종합병원과 천안 지역 대형병원(단국대·순천향대병원)의 미복귀 전공의는 570여명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대전성모병원 1명, 순천향대 병원 1명을 제외하고는 추가 복귀자가 없는 상황이다.

대전·천안 지역에서 3월부터 근무할 예정이었던 신규 인턴 전원이 임용을 포기한 데 이어 전임의들의 계약 포기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전임의는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뒤 병원에서 세부 진료과목 등을 연구하면서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들을 말한다.

충남대병원에서 이달부터 근무할 예정이었던 신규 전임의 중 4분의 1만 계약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은 전임의 총원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20∼30명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대전성모병원에서는 이달부터 근무할 예정이었던 신규 전임의 7명이 대부분 임용 지연 의사를 밝힘에 따라 실제 계약 인원은 1∼2명에 불과한 상황이다.

대전 을지대병원 전임의 8명 중 6명만 계약했고, 나머지 2명은 포기 의사를 밝혔다.

대전·충남 전공의 추가 사직…병동 줄이고 직원 무급휴가도
대전과 천안 지역 수련병원 미복귀 전공의에 대해서는 전날까지 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현장점검을 벌여 업무개시명령 위반 여부를 확인하는 등 행정처분 절차에 들어갔다.

각 병원은 예정된 수술을 연기·취소하거나 응급실 운영을 줄이는 등 비상 진료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대전 지역 상급종합병원인 충남대병원과 건양대병원은 중증·응급질환자를 중심으로 병상을 운영, 수술실 가동률이 50%, 80%대에 머무르고 있다.

을지대병원과 대전성모병원도 평소의 60∼70% 수준으로 수술실과 응급실을 운영하고 있다.

을지대병원 응급실에서는 의료진 부재로 피부과·정형외과·정신과·이비인후과 진료가 불가능하고, 신경외과는 평일 업무시간에만 진료를 볼 수 있다.

대전성모병원 응급실도 성형외과·소아과 진료가 불가능하다고 공지했다.

수술 건수가 크게 줄면서 입원환자가 급감하자 각 병원은 병상을 줄이거나 무급휴가 신청을 받는 등 매출 감소에 대응하고 있다.

을지대병원은 내과와 정형외과 일부 병상을 폐쇄, 축소 운영하는 한편 지난 4일부터 간호사를 대상으로 무급휴가 신청을 받고 있다.

건양대병원도 간호·행정·의료기사 직군을 대상으로 연차휴가 사용을 권고했다.

천안 순천향대병원 관계자는 "서울·부천·천안병원의 상황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병원마다 병동을 통합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