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슈퍼화요일 거취 중대고비…"트럼프 지지 준비 안됐다는 신호 발신"
"트럼프 마지막 도전자로 역사에 남길 원해"…완주 동력 점점 '희미'
'패색' 헤일리, 일정 없이 장고모드…'포기할 결심' 아직 안섰나
미국 '슈퍼 화요일'인 5일(현지시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압승을 허용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 캠프가 향후 일정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공화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열린 15개 중 버몬트를 제외한 14개주에서 패하거나 패배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미 ABC, N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기준 헤일리 전 대사 캠프가 공개한 6일 일정은 아직 없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에 있는 본부에서 스스로를 '행복한 전사들'이라 부르는 직원·지지자들과 함께 밤늦게까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게 마지막으로 공지된 일정이다.

다만 오후 11시 30분께 헤일리 캠프 행사 담당 직원들이 물품을 옮기는 모습이 보였는데, 행사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버몬트주 프라이머리에서 승리했다.

지난 4일 워싱턴 DC 프라이머리에 이은 두 번째 승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완승을 저지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두 곳 모두 진보 성향이 강한 곳이고 대의원 수가 적어 대세에 영향은 없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밤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버몬트주의 승리를 언급하며 "오늘밤 미 전역에서 수백만명의 지지를 받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는 "단결은 단지 '우리가 단결됐다'고 주장하는 것으로는 얻어지지 않는다"며 "여전히 많은 공화당 경선 유권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고 말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경선 중단 여부 등 거취에 대해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경선을 중단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할 준비는 되지 않았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해석했다.

'패색' 헤일리, 일정 없이 장고모드…'포기할 결심' 아직 안섰나
공화당 대선 주자 자리는 사실상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넘어갔지만 헤일리 전 대사가 경선 포기를 공식화하지 않고 있는 이유를 두고서는 여러 추측이 나온다.

헤일리 전 대사 캠프는 그가 단일 주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상하진 않지만, 매사추세츠·콜로라도·버지니아·버몬트와 같이 중도 성향의 공화당 유권자가 많은 주에서 지지율 40%를 얻을 수 있길 바란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WP는 그러면서 헤일리 전 대사는 공화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지명하기 전에 그에게 도전한 마지막 인물로 역사에 남길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접 공격하지 않고 모호한 입장을 견지하는 등 사실상 처음부터 실패할 운명의 경선을 펼친 인물로 남겨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패색이 이미 짙어진 지난 1일 "경쟁력이 있는 한 (경선을) 이어갈 것"이라며 "슈퍼 화요일에 우리는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중도사퇴 여지를 열어둔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