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 논설위원과 시사 이슈 균형있게 읽기 [서평]
뉴스를 장식하는 내용 중 '경제'가 아닌 것을 찾기 힘들다. 기업과 산업, 금융 등은 물론이고 인구, 노동, 복지와 인공지능(AI) 등 조금만 시야를 넓히면 경제와 관련되지 않은 현안이 없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갈등과 토론에 '경제 마인드'를 가지고 접근해야 하는 이유다.

<논리의 힘 지식의 격>은 35년차 경제신문 기자가 한국사회를 뜨겁게 만든 시사 이슈를 총망라한 책이다. 저자인 허원순 한국경제신문 수석논술위원은 오랜 기간 논설위원으로 일하며 사회 전반에서 벌어지는 첨예한 갈등에 대해 논리를 세우고 풀어가는 법에 대한 글을 써왔다.

최근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주요 시사 이슈 56가지를 선별해 책에 담았다. 예컨대 열악한 교통 환경으로 인해 'GTX가 필요하다'는 사회의 암묵적 동의는 있지만, 막대한 자금이 투여되는 프로젝트인 만큼 경제성의 문제에서 찬반의 논리가 치열하게 부딪히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 정책의 경우 RE100(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캠페인)보다는 국내 실정에 맞는 CFE100(원자력을 포함한 무탄소에너지를 인정)을 추구하는 것이 유리해보인다. 하지만 국제적 흐름으로 자리 잡은 RE100을 외면하면 수출 등 국제 거래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그밖에 중고거래 활성화, 예금자보호법, 3만원 권 화폐 발행, 기여입학제도, 독신지원금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현안들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찬반의 입장을 모두 파악해야만 최선의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각 이슈마다 '찬성-반대-생각하기' 등 3단계 절차를 거친다. 전반적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그 안에서 본인만의 논리를 찾아가는 법을 담았다.

찬반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잡힌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위해 다른 생각에 귀를 기울이는 과정을 오롯이 보여주는 책이다. 논술과 취업면접에 대비하는 고등학생과 대학생에게는 훌륭한 교재가, 수많은 문제들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갈등하는 사회인들에게는 사고의 지평을 넓혀주는 교양서가 될 수 있겠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