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파인 다이닝'에 주목, 활성화 가능성 커져
'소울 푸드' 향토 음식에 대한 이해도 부족 아쉬워
'미쉐린 부산판' 미식 여행 저변 넓혔지만 향토성은 부족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레스토랑 평가서인 미쉐린 가이드가 올해 첫 부산판을 발간한 것과 관련해 지역에서는 기대와 아쉬움의 목소리가 함께 나오고 있다.

2일 부산 외식·관광업계에 따르면 이번 '미쉐린 가이드 부산판'을 계기로 부산에서도 '미식 여행' 저변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고급 식당을 뜻하는 '파인 다이닝'이 서울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는데, 이번 미쉐린 가이드가 부산의 파인 다이닝 식당 3곳을 '스타'로 등극시키면서 눈길을 끌었다.

부산지역에서 활동하는 박상현 맛 칼럼니스트는 "국제적 인지도를 가진 가이드북이다 보니 대상 도시로 됐다는 것 자체로 큰 홍보 효과가 난다"면서 "올해 첫 미쉐린 식당이 배출되면서 지역내 비교할 경쟁 상대가 생기고, 우리도 내년을 기약하자는 외식업체 움직임도 활발하게 감지돼 전반적인 수준을 끌어올리는 점에서 효과가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사실 미쉐린 발표 직전까지만 해도 부산에 '스타'로 등극 될만한 개인 레스토랑이 없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일각에서 나왔다.

부산의 10개 특급호텔 식당 외에는 주목받을 만한 곳이 없다는 소문도 나돌았지만, 뚜껑을 열자 결과는 판이했다.

30대 셰프들이 운영하는 개업한 지 5년도 안 된 신생 레스토랑들이 잇따라 '별'을 달면서 앞으로 부산 미식 업계가 역동적으로 변화할 가능성까지 열어줬다.

하지만 이번 부산판 가이드가 지역의 향토성은 제대로 나타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

국내 관광객들은 사실 부산판 가이드에서 '스타' 식당보다는 가성비 식당을 말하는 '빕그루망' 목록에 더 관심을 가졌다.

부산으로 여행을 갈 때 항상 고민거리를 주던 돼지국밥, 밀면, 재첩국, 생선회, 먹장어구이, 낙지볶음, 동래 파전, 복국 식당 중에서 어느 곳으로 가면 될지 꼭 집어 알려주기를 바랐다.

대중 음식을 하는 50∼100년 된 부산의 많은 노포 중 어디가 '찐' 맛집인지 결판을 내려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빕그루망에는 돼지국밥집 2곳만 겨우 이름을 올렸고, 나머지 음식들은 명함조차 내밀지 못했다.

부산 음식을 통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부산의 진짜 매력을 알고 싶은 외지 관광객에게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는 가이드는 아니라는 평가다.

박 칼럼니스트는 "빕그루망 식당이 서울은 64곳인데 반해 부산은 15곳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관광마케팅으로 활용하기에 적은 숫자고 미쉐린 가이드가 보통 빕그루망을 통해 지역은 향토성을 담아왔는데 부산에서는 그런 고려가 적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어 "빕그루망에 선정될 만한 부산의 많은 가게가 빠져 있고, 골고루 포진되지도 못했다는 의견에 저도 동의하는 바가 있다"면서 "부산 스타 식당 중에서도 지역의 식재료를 활용해 한식을 만드는 '컨템포러리(융합)' 식당이 없다는 점에서도 아쉬움은 나온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