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홍영표 컷오프'에 격화한 내홍 의식 관측도
'하위 20%' 전해철, 감산 페널티 안고 친명 양문석과 경선
임혁백 "계파공천 안했다…일부 희생안해 혁신공천 할 수밖에"
'비명' 이인영·전해철 살린 민주, '文明충돌' 확전자제?
폭발 수준에 달했던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내홍' 양상이 일단 더 이상의 확전은 피해 가는 모양새다.

친문(친문재인)계 핵심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영표(4선) 의원의 컷오프(공천배제)를 계기로 계파 간 파열음이 임계치를 넘어 '줄탈당' 사태로까지 번지는 조짐을 보이자 수위 조절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일 임 전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의장 출신이자 '86' 정치인 그룹을 대표하는 비명(비이재명)계 이인영 의원을 서울 구로갑에 단수 공천했다.

이 의원은 전대협 초대 의장 출신으로 최근 낙천한 기동민 의원 등과 함께 옛 김근태계의 핵심에 속했다.

구로는 민주당에서 텃밭 또는 양지로 불리는 지역으로 이 의원은 5선 고지를 노리게 됐다.

친문 핵심인 전해철(3선·경기 안산상록갑) 의원은 친명(친이재명)계 원외 인사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과의 경선 기회를 얻어 일단 살아남았다.

일각에서 탈당 가능성이 거론돼왔던 전 의원은 경선에 임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경선 득표의 20%가 깎이는 의원평가 하위 20%에 들어 '감산 페널티'를 안고 경쟁하게 됐다.

당 안팎에선 홍 의원이 탈당을 시사한 데다 임 전 실장의 컷오프 재고 요청을 당 지도부가 사실상 거부한 상황에서 이 의원과 전 의원마저 컷오프되면 원심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비명' 이인영·전해철 살린 민주, '文明충돌' 확전자제?
다만 이날도 친명계 인사들은 대거 단수공천되며 강세를 이어갔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4선·동두천·양주·연천갑) 의원, 수석사무부총장인 김병기(재선·동작갑) 의원, 조직사무부총장인 김윤덕(재선·전북 전주갑)·전략기획위원장인 한병도(재선·전북 익산을) 의원, 친명계 원외인 김현정 당 대표 언론특보(평택병) 등이다.

이른바 '여전사 3인방'의 '전략 배치'도 완료됐다.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이 임 전 실장이 공천을 신청했던 중·성동갑에 이미 전략공천된 데 이어, 이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전략공천 케이스로 하남갑 후보가 됐다.

이 대표의 권유로 복당한 이언주 전 의원은 용인정에서 3자 전략경선을 치르게 됐다.

하지만 이들 지역 모두 현재 민주당이 현역 의원을 보유해 비교적 강세 지역이라는 점에서 '전사가 필요하다'는 이들 3인방의 공천 또는 영입 명분이 다소 무색해진 게 아니냐는 지적도 없지 않다.

안규백 전략공관위원장은 하남갑에 대해선 "도농복합지역으로, 분구된 미사 지역 말고 기존 지역이라 굉장히 험지"라고, 용인정에 대해서는 "기존 우리 당 의원(이탄희)이 그만둔 지역이라 약간의 변화가 있어 절대적으로 유리한 지역이 아니고, 열심히 해야 할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비명' 이인영·전해철 살린 민주, '文明충돌' 확전자제?
도전자가 몰린 '텃밭' 호남에선 대거 경선이 치러지게 됐다.

공관위가 이날 발표한 호남 12곳(전남 5곳·전북 7곳)의 심사 결과 중 친명 지도부인 김윤덕·한병도 의원, 이원택(전북 군산·김제·부안을) 의원 지역구를 뺀 9곳을 모두 경선 지역으로 돌렸다.

이 과정에서 컷오프 가능성이 거론되던 '올드보이'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해남·완도·진도)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전주병)이 경선을 통해 부활 기회를 얻었다.

한편,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친명 횡재·비명 횡사' 논란을 의식한 듯 이날 '계파 공천은 없었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당의 단결과 통합을 저해하는 계파 공천을 한 적 없고 당 통합에 헌신하는 후보를 공천하려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부 의원들이 선당후사 정신으로 자기희생을 하려 하지 않아 혁신 공천에 속도가 붙지 않았고 통합보다 분열의 조짐이 일어나 부득이 공천 시스템 내에서 혁신공천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임 위원장은 "계파 공천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공천 결과가 증명해줄 것"이라면서 "공천 결과를 보면 친문과 비문(비문재인)의 숫자가 그렇게 차이 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