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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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이 등기이사 자리에 오르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다음달 20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주총 안건으로는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신제윤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조혜경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유명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정관 일부 변경 등이 상정될 예정이다.

최대 관심사인 이 회장의 등기이사 안건은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5일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회계부정 사건' 관련 모든 혐의에 대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등기이사 선임 가능성이 거론됐다. 그러나 검찰 항소로 사법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등기이사 복귀는 '시기상조'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2016년 10월 임시 주총을 통해 등기이사인 사내이사로 선임됐으나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경영 활동에 제약을 받다 2019년 제외됐었다.

이 회장은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미등기 임원 신분을 계속 유지하게 됐다.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찾은 이재용 회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찾은 이재용 회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 회장은 1심 선고 이후 이사 복귀 여부와 무관하게 그룹 총수로 미래 먹거리 육성과 신사업 발굴 등에 집중하고 있다. 경기 침체로 반도체 등 일부 사업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5대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 점찍은 배터리와 바이오 등 국내외 사업장을 찾아 현장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그는 지난 6일 중동으로 출국한 뒤 9일 말레이시아 스름반에 있는 삼성SDI 생산법인을 찾았다. 이달 16일엔 국내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장을 방문해 "현재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더 과감하게 도전하자"며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미래로 나아가자"고 독려했다.

2016년 국정농단 사태부터 햇수로 9년째 발목을 잡았던 '경영 족쇄'가 약해진 만큼 경영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다만 향후 항소심 재판이 본격화하면 이 회장은 또다시 재판에 출석해야 해 장기간 해외 출장 등의 경영 행보에는 여전히 일부 제약이 있을 수 있다.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찾은 이재용 회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찾은 이재용 회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