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르테논 조각 배경으로 패션쇼…그리스 '발끈'
세계 주요 패션행사인 런던 패션위크에서 한 패션쇼가 영국박물관에 전시된 '파르테논 마블스'(Parthenon Marbles) 앞에서 열려 그리스에서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리나 멘도니 그리스 문화부 장관이 17일(현지시간) 런던 패션위크의 한 패션쇼가 영국박물관의 파르테논 마블스를 배경으로 진행된 것에 대해 비판 성명을 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멘도니 장관은 "파르테논 신전 조각상이 전시된 홀에서 패션쇼를 개최하면서 영국박물관은 (고대 그리스 조각가) 페이디아스의 이 걸작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고 비난했다.

또 "영국박물관 책임자들은 기념비적 건축물이 전달하는 보편적 가치를 모욕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조각상의 전시 및 보관 환경이 지속해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르테논 마블스는 기원전 5세기 그리스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에 있던 160m 길이 '프리즈(건물 윗부분을 장식하는 띠 모양의 조각이나 그림)'의 절반을 차지하던 대리석 조각으로, '엘긴 마블스'라고도 불린다.

과거 영국 외교관 '엘긴 백작' 토머스 브루스가 19세기 초반 오스만제국 치하에 있던 그리스에서 가져간 후 영국이 계속 보관하고 있다.

그리스는 이는 절도 행위라며 반환을 요구하고 있지만, 영국은 당시 오스만제국에 파견된 특별대사 엘긴이 오스만제국과의 합법적 계약을 통해 획득한 것이라며 반환 불가를 통보해 양국은 수십년째 마찰을 빚고 있다.

지난해 11월 영국과 그리스의 정상회담이 돌연 취소된 것도 양측의 파르테논 마블스를 둔 입장 차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