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포스코의 새로운 거버넌스에 대한 기대
우리나라 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다. 분쟁 지역 증가와 세계 주요 강대국 간의 끝없는 경쟁은 우리나라의 경제 활로를 찾기 어렵게 하고 있다. 새로운 성장 경로 탐색에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국내 주요 기업의 경쟁력 향상이다. 눈여겨 볼 점은 이의 근간에 국민 누구나 신뢰할 수 있는 거버넌스 확립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포스코 그룹 차기 회장 선출과 관련하여 많은 뉴스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포스코 그룹 차기 회장 후보들의 선정 과정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고, 향후 주력 사업 방향과 관련하여 어느 부문의 전문가를 선택하는 것이 적합할지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포스코 그룹은 국내 최대 소유분산기업으로서 우리나라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업이다. 따라서 경영 공백의 최소화를 위해 원래 일정대로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것이 최선이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어떻게 신뢰를 회복하여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포스코 그룹에 가장 필요한 회장을 선출할 것인가 일 것이다.

이번 포스코 그룹 회장 선출은 이전과는 성격이 매우 다르다. 포스코 그룹은 현 회장 임기 동안 지배 구조에 큰 변화가 있었다. 2022년 3월 당시 ㈜포스코가 현재의 포스코홀딩스와 철강사업회사인 포스코로 나뉘면서 포스코 그룹이 순수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당시에는 ㈜포스코의 대표이사가 자연스럽게 포스코홀딩스의 대표이사가 되었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차기 회장 선출은 처음으로 포스코홀딩스의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회장 선출이 과거 포스코 그룹 회장 선출보다 중요하고 어려운 이유이다.

포스코홀딩스를 이끌 차기 회장은 어떤 인재여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서는 포스코홀딩스가 어떤 목적에서 출발했는지를 이해해야한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 그룹의 전략에 따라 계열사에 대한 투자가 용이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포스코 그룹의 지주사 제제 전환의 주요 목적 중 하나는 친환경 사업 투자 가속화로 알려져 있다. 포스코는 2021년 이사회에서 그룹의 기업 가치를 2030년까지 3배로 증대시키기 위해 핵심 산업으로 이차전지 소재, 리튬·니켈. 수소, 식량 등을 꼽았다. 지주사 전환은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있는 신성장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자 하는 것이다. 지주사 전환 이후 주가 상승을 통해 이러한 변화에 대한 대다수 주주들의 긍정적인 평가도 확인되었다.

이러한 지주사 체제 전환의 주요 배경을 고려하면 차기 거버너스 체제 선정의 평가 기준은 보다 분명해진다. 첫째, 포스코 그룹에 걸맞는 규모의 지주사를 이끌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포스코 그룹은 철강, 수소, 양극재·음극재, 리튬·니켈, 식량, 에너지, 건설·인프라 등 매우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차기 거버넌스 체제에서는 특정 사업에 치우치지 않고 그룹 전체의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그룹사간 시너지를 만들어내야 한다. 둘째, 포스코 그룹이 지주사 체제 전환 과정에서 강조했던 이차전지와 같은 친환경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어야 한다. 대표적인 이차전지소재 사업인 양극재는 2030년까지 현재 생산량 대비 6배 이상의 공격적인 확대를 포스코 그룹은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대규모 투자를 꼼꼼히 점검하고 시행착오 없이 추진할 수 있는 능력은 차기 거버넌스 체제에 요구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마지막으로 최근 모든 지주사들에게 중요하게 요구되는 핵심 인재 영입·개발, 그룹 차원의 조직 문화 선진화, ESG 경영 체계 고도화 경험들이 보완되어야 한다.

포스코 그룹의 차기 거버넌스 체제 선정 작업이 공정하고 순조롭게 진행되어 포스코 그룹이 다시 신뢰받는 국민 기업으로 제 탄생하게 되길 바란다. 또한 이러한 포스코 그룹의 노력이 향후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의 거버넌스 체제 구축에 귀감이 되길 바란다.

<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