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남기구' 정리에 남측 대북단체들도 해산 논의
북한이 대남기구 정리에 나서자 카운터파트 격인 남측 단체들도 해산을 포함한 조직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통일운동 단체인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는 오는 17일 총회를 열어 조직 해산을 논의할 예정이다.

범민련 관계자는 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17일에 해산 총회를 열고 새로운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범민련은 남북과 해외의 통일운동 단체가 모여 1990년 결성됐고 남·북·해외에 본부를 두고 있다.

대법원은 1997년 범민련 남측본부를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인 해악을 끼칠 위험성이 있는 이적단체로 규정했다.

남북협력을 추진해온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도 개편을 고민중이다.

6·15남측위는 지난달 31일 총회를 열고 상반기 안으로 조직 개편의 방향을 정하기로 했다.

6·15남측위 관계자는 "400개에 달하는 많은 단체가 참가하는 만큼 시간을 갖고 방향을 토론하려 한다"며 "시기적으로 변화가 불가피하고, 조직의 명칭이나 다루는 의제를 정비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있다"라고 설명했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는 최근 회의를 통해 일단 조직을 유지한 채 상황을 주시하기로 했다.

민화협 관계자는 "평화·협력을 위해 활동해온 만큼 (북측의 조치에) 당장 대응하기보다는 상황을 더 지켜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적대적 교전국 관계'로 규정한 뒤 대남기구 정리를 지시했고,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북측본부, 민족화해협의회 등 단체들이 문을 닫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