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철강·배터리 '동반 쇼크'에도 상승한 POSCO홀딩스…바닥 지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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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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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CO홀딩스의 반등이 컨센서스(증권가 추정치 평균)에 크게 못 미친 작년 4분기 실적이 나온 뒤에도 꺾이지 않았습니다. 투자자들이 더 나빠질 게 없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이에 더해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 기대감도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올 들어 20% 하락한 뒤 시작된 반등, ‘어닝 쇼크’도 못 꺾어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POSCO홀딩스는 2.58% 오른 43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올해 들어 지난달 24일까지 19.92% 하락한 뒤, 같은달 25일 이후 5거래일동안 9.25% 회복했습니다.
[마켓PRO] 철강·배터리 '동반 쇼크'에도 상승한 POSCO홀딩스…바닥 지났나
반등의 계기는 정부의 증시 부양책 추진입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24일 금융감독원·증권업계와의 간담회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을 언급한 다음날부터 반등이 시작됐습니다.

POSCO홀딩스를 비롯한 철강주는 정부가 저평가 주식으로 지목한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의 대표 격입니다. 중국의 철강 과잉생산이 본격화된 2010년대 중반 이후 철강주들은 줄곧 PBR이 1배 미만에 머물러왔습니다.

반등세는 작년 4분기 ‘어닝 쇼크’에도 꺾이지 않았습니다. 지날달의 가파른 하락 과정에서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모두 반영됐다는 분석입니다.

POSCO홀딩스는 작년 4분기 304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지난달 31일 장마감을 30여분 앞두고 공시했습니다. 컨센서스(8620억원)보다 65%가량 적은 수준입니다. 본업인 철강사업과 신사업인 2차전지 소재 사업이 모두 부진했습니다.

철강사업은 원재료비가 상승하는 가운데, 수요 부진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탄소강 판매량이 예상보다 약 20만톤(t) 적은 795만톤을 기록했고, 판매단가는 3분기 대비 톤당 3만원 이상 하락했다”며 “공급차질 이슈와 중국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인도의 철강 생산능력 확장 등으로 원재료 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습니다.

2차전지소재 분야는 169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금속가격 하락으로 인해 1306억원의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한 게 뼈아팠습니다.
[마켓PRO] 철강·배터리 '동반 쇼크'에도 상승한 POSCO홀딩스…바닥 지났나

“철강·배터리 모두 더 나빠지기 어렵다”

철강과 2차전지 업황이 바닥에 가까워졌다는 증권가 분석이 눈길을 끕니다. 실제 실적 발표 이후 POSCO홀딩스의 목표주가는 하향됐지만, 투자의견을 내린 증권사는 없습니다. 오히려 교보증권은 기존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했습니다.

이 증권사의 백광제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를 저점으로 철강과 2차전지 사업부문의 실적 반등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실적 부진 기간에 주가가 추가로 하락하면 매수할 필요성이 부각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대부분 시기의 차이만 있을 뿐 포스코그룹의 양대 사업이 올해 안에 회복하기 시작한다는 데는 동의하고 있습니다.

우선 2차전지 소재사업 중에서 리튬의 경우 가격이 더 하락하기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탄산리튬 기준 톤당 1만3500달러 수준인 현재 가격은 신규 공급이 나오기 힘든 수준”이라고 말합니다. 실제 앨버말을 비롯한 글로벌 리튬 생산업체들은 최근 투자 축소와 구조조정을 결정했고, 이에 따라 주가가 상승한 바 있습니다.

철강시황 부진은 1분기까지는 지속될 전망입니다. 아직 수요가 살아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가 상승에 따라 POSCO홀딩스를 비롯한 고로(용광로) 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지만, 성공 여부는 불확실하다”며 “국내 수요가 부진한 데다, 자국 내 수요 부진 및 통화 약세로 일본·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이 가속화돼 역내 가격 인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철강 시황이 회복한다는 방향에는 큰 이견이 없습니다. 이재광 연구원은 “현재 수준의 마진은 지속가능하기 어렵기에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회복 시점으로는 대량으로 철강재를 사가는 자동차·조선업계와의 가격 협상이 이뤄지는 2분기가 꼽힙니다. 또 3월 중국의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대규모 부양책이 나오면 글로벌 수요도 살아날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