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차에 치여 25살의 나이로 은퇴한 유연수 선수가 지난해 11월 은퇴식에서 은퇴 소감을 밝히고 있다. /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음주운전 차에 치여 25살의 나이로 은퇴한 유연수 선수가 지난해 11월 은퇴식에서 은퇴 소감을 밝히고 있다. /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음주운전을 하다가 제주유나이티드 골키퍼들이 탄 차량을 들이받아 젊은 선수의 선수 생명을 앗아간 30대가 징역 4년 형에 항소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 준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돼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된 A(36)씨의 변호인은 전날 항소장을 냈다.

지난 25일 제주지법 형사1단독(오지애 판사)에서 1심 선고가 이뤄진 지 5일 만의 항소다. 정확한 항소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형량이 무겁다'는 취지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앞서 A씨는 2022년 10월 18일 오전 5시 40분께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사거리에서 혈중알코올농도 면허 취소 수치(0.08% 이상)의 만취 상태로 제한속도를 초과해 차를 몰다가 5명이 탄 차를 들이받아 이들을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피해 차량에는 제주유나이티드 소속 선수인 김동준·유연수·임준섭과 트레이너 등이 타고 있었다. 이 중 유연수가 중상을 입어 응급수술을 받았으나, 하반신 마비 등 치명적인 상해를 입었다. 유연수는 1년 가까이 재활에 전념했지만, 결국 지난해 11월 25세라는 젊은 나이에 그라운드를 떠나게 됐다.

제주지법 형사1단독은 지난 25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하면서 "피고인은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가 사고를 내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도 높았으며, 피해자 중 유씨에게 중상해를 입혀 프로축구 선수 은퇴를 하게 만드는 등 피해자들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고통을 입혔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유연수 선수의 어머니는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선고 직후 "피고인은 법정에서까지 저희에게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며 "우리 아들은 평생 불구로 살아야 하는데, A씨는 4년 징역 살고 나오면 다시 일상생활을 한다"고 토로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