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공개한 다른 지방의회와 대조…시의장 "시정하겠다"
익산시의장 업추비는 쌈짓돈?…매달 수백만원 사용처는 '미공개'
전북 익산시의회가 매달 수백만원씩 의장 업무추진비를 집행하고도 구체적 사용처는 밝히지 않고 있다.

거의 매일 간담회와 직원격려 용도로 비용을 썼으면서 금액 외에 다른 정보는 상세히 공개하지 않아 지출 투명성에 의구심을 키운다.

31일 익산시의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종오 시의회 의장은 지난해 4분기(10∼12월)에 업무추진비로 952만1천900원을 썼다.

월평균 320만원가량 쓴 셈이다.

과거 판공비로 불린 업무추진비는 말 그대로 업무를 처리하거나 정책을 추진할 때 지출하는 비용으로 기초의원이 매달 받는 의정비와는 별개다.

익산시의원들은 지난해 기준 매달 월정수당 220만7천340원과 의정 활동비 110만원 등 연봉으로 따지면 약 4천만원을 받는다.

업무추진비 자료에 따르면 최 의장은 지난해 4분기에 평일은 물론이고 주말에도 거의 쉬지 않고 간담회에 참석했다.

몇몇 간담회는 구체적인 행사 목적이 쓰여 있지만, 일부는 '지역 현안 해결 방안 논의를 위한 유관기관 관계자 간담회'라는 식으로 뭉뚱그려 기재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65차례에 걸친 지출 중 11번이나 기재된 '의정활동 보좌에 노고를 아끼지 아니한 수행직원 격려'이다.

이 항목의 금액은 많지 않지만, 어떤 성격의 업무나 행사에 업무 추진비가 쓰였는지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알 길이 없다.

익산시의회 업무추진비 자료 중 특이한 점은 어떠한 지출 항목에도 '장소'가 없다는 것이다.

익산시보다 인구가 배가 많은 전주시나 비슷한 군산시 시의회에서 공개한 자료와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같은 기간 전주시의회가 공개한 자료에는 업무추진비 지출 성격과 금액은 물론이고 시간, 장소, 인원까지 상세히 적혀 있다.

세금으로 재원을 마련하는 만큼 이 정도도 충분하진 않지만, 금액을 인원으로만 나눠봐도 공직자의 청탁금지법 위반 성격이 있는지 알 수 있다.

군산시의회 자료도 마찬가지다.

전주시의회 자료에서 결제 시간만 빠졌을 뿐 장소와 인원 등 항목이 비교적 구체적으로 나와 있다.

타 지자체의 상세한 자료에 견줘볼 때 익산시의회의 업무추진비 정보 공개는 알맹이가 빠진 부실한 수준이어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익산시의장 업추비는 쌈짓돈?…매달 수백만원 사용처는 '미공개'
최 의장은 이에 "시의회 의장이라는 자리 성격상 여러 사람을 자주 만난다"며 "(간담회 등에서) 직원이 업추비 카드를 저 대신 들고 가서 결제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금액이나 사용 내용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해 구체적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를 묻자 "공무에만 썼고 잘못 집행한 부분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 부분(장소 미공개)은 미처 보지 못했는데 투명한 정보 공개는 필요한 부분이므로 곧 시정하겠다"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