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제네시스 한 대 값 긁었다…호구 된 거 아냐?" [집코노미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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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아파트 옵션비 전수조사
▶전형진 기자
아파트 당첨됐다고 신나서 계약할 때 옵션을 이것저것 모두 고르다 보면 거의 외제차 한두 대 값이 더 나옵니다. 그래서 우리는 현실로 돌아와서 고민하게 되죠. '나 호구된 거 아니야?'. 그래서 지난해 1년 동안 분양한 전국의 모든 아파트를 조사해봤습니다. 여기서 84A 주택형이 있던 208개 단지의 분양가, 옵션비, 그리고 이 두 가지를 더한 실질 분양가는 얼마인지 집계해봤습니다. 옵션별로는 얼마가 적정가인지도 모두 정리했습니다.
▼전수조사 자료 보러가기
집코노미 주민센터 https://www.hankyung.com/jipconomy-house/
이렇게 보니까 작년에 분양한 전국 아파트 84A 중위가는 5억4000만원입니다. 옵션은 6000만원 조금 안 되게 붙여서 실질 분양가 6억 살짝 넘는 게 보편적이었네요. 풀옵션이 가장 비쌌던 단지는 총총견문록에서 스쳐 지나갔던 용산호반써밋에이디션입니다. 1억4000만원이 넘었죠.
그런데 한 주 뒤에 테크노폴리스에서 다른 단지가 또 분양을 합니다. 이 단지 확장비는 1070만원. 직전 효성과 비슷하죠. 이런 식으로 앞 단지와 크게 다르지 않게 책정하는 게 보편적입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얘기죠. 보통 분양가를 많이 못 올리면 발코니 확장비를 높이는 편입니다. 한 집당 1000만원씩만 더 받아도 1000가구 아파트면 사업비 100억이 더 들어오는 셈이니까요. 그런데 분양가 상한제가 걸리면 이것도 심의를 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신도시 아파트는 확장비가 1000만원 이하인 경우가 많죠.
옵션비를 확 올려주는 건 어떤 품목일까요. 마감재, 거실특화, 욕실특화 같은 부분들이죠. 고급화를 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습니다. 언제는 우리집만 생겨도 좋다더니 이젠 거실에 최소 포세린타일은 깔아야 되고, 주방은 유럽산으로 도배를 하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내가 내야 할 돈이 확 올라가요. 나도 모르는 사이 제네시스 한 대 긁은 거죠.
그런데 제가 오늘 이렇게 표현한다고 건설사들이 나쁜 일을 했다는 건 아닙니다. 수요자들이 그만큼 좋은 집을 원하는데 그렇다고 일괄 적용하자니 가격이 비싸지니까 점점 옵션이 세분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랜저도 최저가는 3700만원입니다. 트림을 올리고 옵션 다 더하면 5700만원까지 갈 뿐이죠.
참고로 오늘 이 조사자료는 공익을 위해 집코노미 주민센터에 원본을 올려뒀습니다. 2023년 공고를 낸 아파트 단지들 중에서 전용 84㎡ 주택형을 가진 208개 단지를 조사했고, 여기서 A주택형의 최고 분양가+최고 옵션 기준 가격입니다. 당연히 오류가 존재할 수 있고 일부 항목은 단지별 차이가 크기 때문에 합계치나 평균치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점 참고 부탁드립니다.
▼전수조사 자료 보러가기
집코노미 주민센터 https://www.hankyung.com/jipconomy-house/
기획·진행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촬영 이재형·이문규 PD 디자인 이지영·박하영
편집 이문규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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