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10개 대학이 올해 대학 등록금을 인상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17년째 이어진 등록금 동결이다. ‘울며 겨자 먹기’식 동결 장기화에 따른 재정 고갈과 이로 인한 대학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전문가들은 연구개발(R&D) 투자와 고급 인재 채용이 갈수록 어려운 대학의 위기가 고급 두뇌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26일 한국경제신문이 주요 대학의 등록금심의의결위원회 결정을 종합한 결과, 서울 주요 10개 대학 중 고려대를 제외한 9개 대학이 올해 학부 등록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고려대는 등심위를 진행하고 있어 인상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동결이 유력하다.

법적으로 올해 대학은 등록금을 5.64% 올릴 수 있다.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3.76%) 1.5배 범위’에서 인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대학들은 정부 지원과 무형의 압박으로 동결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등록금을 동결 또는 인하했을 때만 학생 소득 수준에 따라 장학 혜택을 주는 국가장학금II 지원을 받을 수 있어서다. 지난달 말 교육부는 전체 대학에 등록금 동결을 권고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강영연/이혜인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