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중국 근현대미술을 '모던하게, 중국적으로' 만드나 [서평]
중국은 지구촌 모든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미술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 고미술의 위세는 두 말할 것이 없고 근현대미술에 관심 또한 꾸준히 커지고 있다.

중국의 막강한 자본력이 시장을 키우는 근간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중국 근현대미술은 그 자체로 독특한 매력이 있다. 복잡한 중국 근대사 영향이다. 아시아를 군림했던 왕조가 서구열강에 무너졌고 외세의 압박은 좋든싫든 미술계의 변화를 불러왔다. <중국근현대미술: 1842년 이후부터 오늘날까지>는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를 경험한 중국 근현대미술의 자취를 살피는 책이다. 1842년은 제1차 아편전쟁이 끝난 시기다. 홍콩을 영국에 할양하는 난징조약의 이뤄진 해이기도 하다.

책은 무엇이 중국 근현대미술을 ‘모던하게’ 만드는지 따진다. 무엇이 중국 근현대미술을 ‘중국적으로’ 만드는지도 짚어본다. 책을 국내 출간한 미진사 관계자는 “변화와 부침 속에서도 본질을 잃지 않기위해 치열하게 고민해온 중국 근현대미술의 과거를 기록하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몸부림을 엮었다”고 했다. 책에서는 중국 근현대미술사를 한눈에 살필 수 있도록 연표와 지도, 300여 장에 달하는 시대별 도판과 중화권·영미권 인명 모음을 수록했다.

책은 13개부로 구성됐다. 제1부는 제국주의 시대의 중국 미술이고 제2부는 새로운 국가의 탄생과 미술이다. 이후 1920년대와 1930년대를 둘러보고 전시(戰時)의 미술을 다룬다. 마오쩌둥 시대 서양식 미술과 수묵화 그리고 이후의 미술도 살펴본다. 프롤레타리아 문화대혁명 시대의 미술도 빠뜨리지 않았다. 홍콩과 대만의 미술도 담았다. 1989년 톈안먼 이후의 중국 미술을 따로 분류했으며 21세기 중국 미술을 총람하는 것으로 책을 마무리 지었다.

책은 줄리아 F. 앤드루스와 쿠이 션이 썼다. 앤드루스는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미술사 교수를 지냈고, 쿠이 션은 미국 샌디에이고주립대 미술사·미술이론·미술비평 교수로 있다. 이들은 <위기의 세기: 20세기 중국 미술의 모더니티와 전통>을 공동 출간했고 <중국 근현대미술: 1842년 이후부터 오늘날까지>로 국제아시아학자대회(ICAS)의 인문학 도서상을 함께 받았다. 번역은 국제시사문예지 <PADO>의 시각예술 분야 번역·편집을 담당하는 이희정 명지대 미술사학과 객원교수가 맡았다.

이희정 객원교수는 “중국 근현대미술 전공자로서 항상 곁에 두고 참고했던 책”이라며 “영미권에서 중국 근현대미술 개론 필독서로 여겨지는 데 다양한 논점을 통해 중국 근현대미술을 조명해 매우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