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창 총리, EU·스위스·아일랜드 정상 잇따라 접견
유럽 방문 中총리, '무비자 혜택·수입 확대' 앞세워 적극 구애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새해 스위스와 아일랜드를 잇달아 방문, 무비자 혜택이나 수입 확대 등을 내걸고 적극적인 '유럽 구애'에 나섰다.

18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 총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참석차 지난 14일(현지시간) 스위스에 도착한 뒤 아일랜드를 거쳐 이날 귀국했다.

리 총리는 15일 비올라 암헤르트 스위스 대통령을 만나 "중국은 스위스와 긴밀한 고위급 왕래를 계속할 용의가 있고, 양국 정부 간 대화 협력 메커니즘의 역할을 더 잘 발휘함으로써 층위별·영역별 교류를 가속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자유무역, 관세, 녹색, 금융, 디지털 경제 등을 협력 분야로 거론하면서 "스위스가 중국 기업에 개방·공정·비차별의 경영 환경을 제공해주길 희망한다"고 했다.

또 스위스와 자유무역협정(FTA) 격상 협상을 조속히 시작하자는 데 합의하면서 스위스에 일방적 무비자 혜택을 주는 등 '선물'도 건넸다.

리 총리는 16일에는 무역 제재 공방을 벌이고 있는 유럽연합(EU)에 손을 내밀었다.

그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만나 "중국은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EU 제품을 더 많이 수입할 의향이 있다"며 EU에 첨단기술 제품 수출제한을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리 총리의 이런 언급은 최근 네덜란드 기업 ASML이 미국 압력 속에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생산장비 수출을 철회한 일과 연관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중국은 미국의 첨단기술 제재를 '횡포'나 '일방적 괴롭힘'으로 규정하며 반발해왔는데, EU에 이 제재 대열에 동참하지 말아 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는 것이다.

리 총리는 17일에는 마이클 히긴스 아일랜드 대통령, 리오 버라드커 총리를 연달아 만났다.

그는 "양국은 시종 서로를 중요한 협력 파트너이자 기회로 간주했고, 무역 규모를 키워왔다"며 녹색 저탄소 발전과 지속 가능한 농업, 금융, 디지털 경제, 생물·의약, 인공지능 등 영역에서 협력을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중국 기업에 공정하고 비차별적인 경영 환경을 만들어달라며 아일랜드에도 일방적 무비자 혜택을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